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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준 (영남이공대 호텔&와인전공 교수) |
집 앞에 작은 산이 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산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누구나 매일 조금이라도 운동하는 계획을 잡고는 실행과 포기를 반복하기 일쑤다. 보통은 직장 근처에 있는 헬스센터를 가거나 주말에 등산을 가는 사람이 많다. 나는 매일 집 앞에 산을 가기로 한 약속을 거의 빠짐없이 지키고 있다. 몇 해 전 건강이 안 좋아 입원 치료를 하고 나서 나 자신과 약속을 한 이후 작은 실천이 시작되었다.
산이 참 좋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에 가는 습관이 생겼다. 등산이라기보다는 트레킹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숲 내음을 맡고 하늘의 색깔과 나무의 질감을 보고 느끼는 게 너무 즐겁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삶과 반복되는 계절의 순환에 나 역시 매일 함께할 것을 되새겨 본다. 작은 산이지만 오묘하고 기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다. 주인도 없이 야생으로 자라는 대추, 돌배, 돌복숭아, 감, 밤, 약초, 버섯이 정겹다. 자연을 보고 느끼는 즐거움이 건강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을 오르며 건강을 위한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걷기를 하면서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긴 시간 동안 건강 호흡을 할 수 있다. 탄수화물과 고기를 줄이고 채소 중심으로 1일 1식 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건강 회복에는 좋은 공기를 복식호흡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알게 돼서 좋다. 시간을 내서 만나지는 않지만 좁은 산길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고, 운동기구가 있는 쉼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정겨움이 있다. 산을 좋아하면 배려심도 커진다. 스스로 거울을 가져오고, 꽃을 가꾸기도 하며, 예쁜 돌탑을 쌓기도 한다.
걸으면 생각이 정리되고 누구나가 시인이 될 수 있다. 산은 나에게도 여러 편의 시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 나뭇가지 끝자락의 벌레들, 바람에 달려오는 구름, 바쁘게 도토리를 숨기는 청설모, 햇살에 비치는 거미줄 그림, 산 집 안에 있는 나를 낭만의 글자로 옮겨 보았다.
산에는 오솔길이 있다. 나를 받아주고 건강을 찾아준 산이 고맙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듬직한 산이 나에겐 스승이다. 산길을 걸으며 생각한다. 사람은 건강을 달라며 산에 오르지만, 산은 묵묵히 길을 안내한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이든 다 주려는 산에 나도 보답하는 길을 찾고자 한다.
김동준 영남이공대 호텔와인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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