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는 때려 조지고, 검사는 불러 조지고, 판사는 미뤄 조지고, 간수는 세어 조지고, 죄수는 먹어 조지고, 집구석은 팔아 조진다.' 작가 정을병이 1974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발표한 단편소설 '육조지'의 골자다. 여섯 부류의 조지는 형태를 잘 표현했다. '조진다'는 얼핏 그 어감과 곱지 않은 뜻 때문에 사투리 같아 보이지만 표준어다. 1)망치거나 그르치다 2)허술하지 못하게 단단히 단속하다 3)호되게 때리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작가 정을병이 활동하던 1970년대의 법조계 등 우리 사회의 일면을 아주 재미있고 적나라하게 풍자한 글이다. 형사는 혐의자가 죄를 빨리 실토하도록 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기 일쑤다. 검사는 구치소에 수감된 범죄 혐의자의 죄목을 확정하기 위해 그를 자꾸 불러서 이리저리 캐물어야 할 것이다. 판사는 판결을 빨리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룬다. 판결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이다. 간수는 철장안 수용자가 한 사람이라도 없어지면 안 되므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세어 점검하기에 바쁘다. 배고픈 죄수는 친지나 가족이 넣어주는 사식에 늘 목말라 하는 존재다. 시원찮은 남편을 둔 아내는 생활이 안되자 집의 가재도구들을 내다 팔아서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1년인 현대에도 육조지 형태는 없지 않다. 이른바 '신육조지'인 셈이다. 현시대는 그러나 70년대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법조계 주변만이 아니라 이 시대 사회의 종합적인 현상들이다. 조지는 행태들이 다양하다. 일례를 든다면 주당들은 거의 매일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다. 한마디로 '마셔 조진다'. 마누라는 그런 주당 남편을 그냥 둘 리 없다. 온갖 잔소리질로 '갈궈 조진다'. 기업은 사원들로부터 수익 극대화 묘안을 짜내기 위해 수시로 회의를 소집한다. '짜내어 조진다'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바닥난 사원들은 친한 지인들에게 '답을 내놓으라' 닥달한다. '닥달해 조지는' 것이다. 이런 식이다. 조지는 행위는 성과를 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필요악'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작가 정을병이 활동하던 1970년대의 법조계 등 우리 사회의 일면을 아주 재미있고 적나라하게 풍자한 글이다. 형사는 혐의자가 죄를 빨리 실토하도록 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기 일쑤다. 검사는 구치소에 수감된 범죄 혐의자의 죄목을 확정하기 위해 그를 자꾸 불러서 이리저리 캐물어야 할 것이다. 판사는 판결을 빨리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룬다. 판결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이다. 간수는 철장안 수용자가 한 사람이라도 없어지면 안 되므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늘 세어 점검하기에 바쁘다. 배고픈 죄수는 친지나 가족이 넣어주는 사식에 늘 목말라 하는 존재다. 시원찮은 남편을 둔 아내는 생활이 안되자 집의 가재도구들을 내다 팔아서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1년인 현대에도 육조지 형태는 없지 않다. 이른바 '신육조지'인 셈이다. 현시대는 그러나 70년대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법조계 주변만이 아니라 이 시대 사회의 종합적인 현상들이다. 조지는 행태들이 다양하다. 일례를 든다면 주당들은 거의 매일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다. 한마디로 '마셔 조진다'. 마누라는 그런 주당 남편을 그냥 둘 리 없다. 온갖 잔소리질로 '갈궈 조진다'. 기업은 사원들로부터 수익 극대화 묘안을 짜내기 위해 수시로 회의를 소집한다. '짜내어 조진다'고 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바닥난 사원들은 친한 지인들에게 '답을 내놓으라' 닥달한다. '닥달해 조지는' 것이다. 이런 식이다. 조지는 행위는 성과를 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필요악'이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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