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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한국한복진흥원 개원식 당시 열린 한복패션쇼. <경북도 제공> |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한류 콘텐츠 등 이른바 'K-컬쳐'가 세계적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적 가치가 세계적 가치로 떠오른 셈이다.
그렇다면, 5천년 유구한 우리 역사 속에서 가장 빛나는 한국적 가치는 무엇일까. 이 땅에서 1천년 사직을 이어 온 신라의 역사는 한민족의 근간이 됐다. 신라의 화랑정신은 유교·호국·새마을정신과 함께 경북 4대 정신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만하면 '경북적 가치가 가장 빛나는 한국적 가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민족 문화의 뿌리를 둔 경북은 산재해 있는 다양한 문화적 자원을 집적화해 계승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은 ' 한복 육성 사업'이다.
◆새로운 K-콘텐츠, 한복(韓服)
'오징어게임'과 '김치'. 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콕'하는 전 지구인의 문화적 대세가 됐다. 후자는 면역력강화 식품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작품 속 주요 소재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자신들이 '원조'라고 거짓 선동을 했으며, '김치'를 대대적으로 '파오차이'로 왜곡했다.
'한복'을 두고도 마찬가지였다. 오징어게임 이전 넷플릭스 대세 드라마였던 '킹덤'에 등장한 한복과 갓을 자신들의 유산이라는 '억지'를 부렸다. 전혀 새롭지 않은 '생떼'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11억 인구의 중국이 탐을 낼 만큼 한복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속에서 우리 전통의 의복이 산업화·대중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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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한국한복진흥원 개원식 당시 열린 한복패션쇼. <경북도 제공> |
경북도는 앞으로 한복산업에 집중 육성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전통 문화·한류 체험 등의 관광 활성화 등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복을 매개로 문화 관광 영역에서도 융·복합 등 산업 확장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경북도의 야심찬 포부가 상징적으로 표출된 것은 제102회 전국체전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8일이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권영진 대구시장·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유은혜 교육부장관·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주요 내빈들이 경북에서 제작한 '한복'을 입고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흰색·주황색·파란색·초록색 등은 각각 경북의 4대 정신인 선비·화랑·호국·새마을 정신을, 하늘색과 빨간색·감홍색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바탕으로 미래로 뻗어 나가는 경북의 의지를 담았다. 경북도의 한복 산업화·대중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실시간 스트리밍 조회 수가 3만건을 넘어서는 등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옷은 엄청난 돈이 오가는 전 지구적 산업"이라며 "한복의 아름다움과 기성복의 장점을 살려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한복이 진정한 K-컬쳐의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복(韓服) 본산, 경북
경북도는 2019년 2월 한복 문화 산업 허브 구축을 위해 '한복 인문학 사전'을 전국 최초로 발간했다. 정사(正史)외에도 전설·민담 등 구전돼 온 전통 문학·미술 작품, 의궤, 고서 등에서 한복과 관련 있는 문화 요소를 추출한 한복 연구의 본산이 바로 '한복 인문학 사전'이다.
옷은 몸을 보호하는 1차적 기능 외에도 수많은 인문학적 요소가 담겨있다. 관혼상제·연희 등 상황에 따라 착용하는 소재도 방법도 달라졌다. 한복의 기능적 측면에 집중하면 재질과 디자인 등 소재와 관련된 연구가 된다. 반면 인문학적·상징적 요소에 집중하면 인문학 연구가 된다. 각 분야별 전문가가 총망라 돼 발간된 '한복 인문학 사전'은 한복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표제어 343개·도판 1천1개 등 방대한 작업 끝에 이뤄졌다. 2년이 지난 지금도 한복에 대한 인문학적 정보 제공의 교육자료 외에도 한복 진흥의 기초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한국한복진흥원(상주시 함창읍)은 한복의 연구와 산업화·대중화까지 모든 기능을 총망라하고 있다. 경북도와 진흥원은 앞으로 이곳을 한복 산업의 '메카'로 구현하기 위해 △한복산업 클러스터 구축 △한복 전수학교 및 전문인력 양성 △한복산업 진흥을 위한 연구개발 △한복산업 전시·홍보 등 4대 전략을 토대로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에는 상주(명주)를 비롯해 영주(인견), 안동(삼베) 등 전통적 소재의 섬유산업벨트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한복의 산업화 등을 이끌 수 있는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돼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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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한복진흥원(경북 상주시 함창읍) 전경. <경북도 제공> |
진흥원은 한복 산업 경쟁력 확보와 활성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한복문화주간·지역거점지원 국비 공모사업 △전통복식 산업 활성화 사업 △세계 전통문화 체험전 △한복 디자인 콘테스트 △학술 심포지엄 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학계 외에도 패션계·산업계 등의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한복 대중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도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경주·상주에서는 국비 사업 공모 선정을 통해 '한복 주간'이 열렸다. 한복 주간에는 한복투어를 비롯해 한복 패션쇼·리폼 공모전, 전시·체험 등이 개최됐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이 한복 산업의 거점이자 세계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일상 회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복을 소재로 한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 등을 마련하겠다"며 "상주~안동~영주 등 전통 섬유산업벨트를 기반으로 경북의 의복과 직물의 산업적·문화적 기반을 다져 지속 발전가능한 미래 산업 중심으로 한복 문화를 활성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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