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그림을 보는 방법

  • 나순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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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9  |  수정 2021-11-09 09:06  |  발행일 2021-11-09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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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단 (화가)

지인들에게 전시회 소식을 전하면 어김없이 "축하해요. 나는 그림 보는 눈이 없어서 그림은 잘 모르는데, 하지만 보러 갈 게요"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그림을 보고 또 본 화가인 나 또한 전시회에 가면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림을 보는 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그림 보는 방법을 제시해 볼까 한다.

미술관에 도착한다. 입구에 팸플릿을 비치해 놓는다. 작가 약력이나 그림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친절하게 그림이 시작되는 입구 벽면에 설명을 부착해 놓은 화가도 있다. 개인 전시회는 작가의 기획이 들어가 있으니 작가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팸플릿이나 그림에 대한 설명 등은 전혀 읽지 않는다. 단지 작가의 전시 의도를 짧게 써놓았다면 보게 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볼 때 그 사람에 대해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의례적으로 묻는 것이 나이, 직업 등이다. 나이와 직업을 알면 수평 구도에서 수직 구도로 변한다. 즉 선입견이 생긴다. 그림 또한 작가 이력을 알면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선입견으로 보게 된다. 작가의 그림 의도를 알게 되면 나의 느낌이 아닌 작가의 의도로 그림을 보게 된다.

사람을 보듯 그림을 본다는 것은, 첫 번째 이미지 보이는 그대로 본다. 사람을 처음 보면 사람마다 느낌이 있다. 왠지 좋아 보이는 인상, 왠지 미워 보이는 인상, 왠지 성격이 좋아 보여서 친해지고 싶은 인상이 바로 첫인상이다. 직관적인 첫인상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날 관람객의 기분에 따라 그림도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 이 모든 느낌은 첫인상이 결정한다.

두 번째 재료와 표현 방법이다. 유화, 아크릴, 수채화, 한국화, 수묵화, 혼합재료 그 밖에 다양한 재료가 있다. 어떠한 재료를 이용해서 어떤 색감으로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했는지 본다. 붙이고 뿌리고 스미고 올리고 찢고 파내고 거칠게 부드럽게….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눈, 코, 입 사람의 생김새를 보는 것처럼 그 이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순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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