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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엽기자<경제부> |
최근 취재를 위해 전통시장에 갔다가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장사가 잘된다"는 말이었다. 심지어 코로나19 이전보다 장사가 잘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전통시장에 대한 기사가 가장 활발하게 쏟아지는 시기는 추석과 설 명절, 선거를 앞두고서다. 주요 내용은 '대목이지만 파리만 날려요' '대목 앞두고 간만에 함박웃음' '전통시장 살리기 공약' 등이다. 그 속에는 일상적으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전통시장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항상 어려운데 어떻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려준다고 약속했는데 왜 여전히 바뀌는 게 없을까. 궁금증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늘 그런 곳이라는 편견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았다.
그런 나에게 "장사가 잘된다"며 환하게 웃는 대구 서남신시장 반찬가게 사장님의 표정은 의외이면서도 반가웠다. 심지어 해당 가게는 시장 안쪽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자리에 있어 미리 알지 않고서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비결은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입점'에 있었다. 온라인 주문을 통해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게 되자, 대구 전(全) 지역에서 주문이 밀려든 것이다. 취재를 하는 도중에도 쉴 새 없이 주문이 들어왔다.
특히 눈에 띈 것은 70대 사장님이 들고 있던 최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또다시 편견이 깨진 순간이었다.
사장님은 주문이 들어오면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열어 확인한 뒤 포장 용기에 반찬을 담았다. 쉴 때도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홈페이지에 들어가 고객 리뷰를 확인했고, 메뉴 품절 및 추가에 따른 주문 버튼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며 직접 확인시켜줬다.
코로나19가 덮친 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로 전통시장을 꼽을 수 있다. 일상 대부분이 비대면·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중심인 전통시장이 설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로 다가왔다. 시장육성사업단과 상인회가 힘을 모아 온라인 주문을 통한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고, 부단히 노력해 전통시장에 대한 편견은 바뀌어 가고 있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온라인 시장이 급부상하기는 했지만, 그 속도는 코로나19 이전이 더 빨랐다. 전통시장 온라인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지만 그 필요성을 극적으로 체감하게 한 것이 코로나19였을 뿐이다.
온라인화 사업은 대구지역 전통시장 곳곳에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앞으론 전통시장 관련 기사에 '먹고살기 어렵다'는 뻔한 이야기가 아닌, '왜 자꾸 장사가 잘되는데'라는 의문과 함께 그 비결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활발하게 생산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형엽기자<경제부>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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