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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순단〈화가〉 |
나는 사람을 알아가듯이 그림을 본다. 그 방법으로는 첫 번째, 그림을 이미지 그대로 본다. 즉 그 무엇도 아닌 오롯이 나의 직관으로만 본다는 의미다. 사람도 첫인상에서부터 호감, 비호감으로 나뉘게 된다. 그러므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는 어떤 재료로 대상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파악한다. 눈, 코, 입 등 생김새 즉 외적인 것을 파악한다. 세 번째는 그림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사람도 저마다 개인사가 있듯이 그림 또한 역사가 있다. 작가가 살아온 경험과 환경,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관, 언제부터 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그릴 때 정서는 어땠는지, 궁금한 것이 생긴다.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그 사람을 알기 위해서 "고향은 어디예요" "어떤 음악을 좋아해요" "어떤 음식을 좋아해요" 등을 물어보게 된다. 네 번째는 그림과 친해진다. 친해진다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것이다. 즉 사람의 내면을 본다는 것인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미술관에는 대개 큐레이터 또는 화가가 직접 관람객을 맞이하기도 한다. 재료와 표현 방법 등은 쉽게 알 수 있다. 화가의 전시기획으로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을 수도, 이미 해 놓았을 수도 있다. 관람객이 화가에게 보이는 것 '너머'를 보기 위해 이 그림을 "왜 그렸냐"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너는 왜 사느냐"라는 질문처럼 감상자의 물음에 작가는 답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화가가 표현한 모든 그림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붓이 흐르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에, 화가는 그림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도 하고 그림으로 정체성을 찾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상자는 그림을 첫인상 그대로 자신의 직관을 믿고 본다. 보이는 것을 넘어 그림이 말하고 싶은 것을 감상자가 처음 사람을 보듯 오롯이 자신만의 마음으로 대화한다. 대화가 깊어진 후 큐레이터를 찾아도 늦지 않다.
하나의 같은 사과를 보아도 우리는 각자 다르게 보고 느낀다. 하물며 사람도 각자 보고 싶은 대로 본다. 그림 또한 감상자의 느낌을 믿고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 좋다.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사람이 나에겐 좋은 사람이 된다.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이 자주 보니 좋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처음 보았는데 좋고, 또 보고 싶은 사람도 있다. 편견과 선입견 없이 처음 본 그림이 좋았다면, 그림과 친해져서 친구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나순단〈화가〉
나순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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