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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채권이란 환경보호 목적의 녹색채권, 중소기업 및 취약 계층 지원 목적의 사회적채권·지속가능채권을 뜻한다. 채권 발행 자금이 친환경이나 사회적 이득 창출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채권이다.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ESG채권은 주택 안정을 위해 대출해 주는 사회적채권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전환 등에 따라 녹색채권 발행이 급증하며 ESG 채권시장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중진공 등 공공기관 올해만 11조원
공사채 총발행액의 30% 수준 달해
친환경 열풍 타고 '녹색채권' 급증
기업의 ESG 요인만 따지는 게 아닌
전통적 기업분석과 통합해 투자 결정
예금금리 이상 안정적 수익 원한다면
ESG채권형 펀드 투자대안 될 수도
퇴직연금 가입자 30% 非위험성 자산
ESG채권 펀드로 운용 고려해볼 만
◆공공기관 발행 늘며 1년새 두 배 증가
국내 ESG채권 잔액이 152조원을 돌파하면서 1년새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ESG채권 잔액은 152조원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82조원 대비 85% 증가했다. 발행사는 165개사(社), 상장 종목 수는 1만여 개다.
특히 공공기관들이 ESG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공공 기관의 ESG 채권 발행액이 올해에만 11조원까지 늘어난 가운데 정부와 연기금의 ESG채권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공공기관 ESG채권 발행 규모 11조원은 공사채 총발행액의 3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발행 주체 역시 지난해 4곳에서 12곳까지 증가했다.
채권업계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MBS,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발행한 ABS, 신용보증기금(신보)이 발행한 ABS가 사회적 채권으로 분류되면서 ESG 덩치를 키웠다. 신용보증기금이 코로나19 피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P-CBO(자산담보부증권) 발행을 확대하면서 신보의 ESG 관련 ABS 발행도 확대됐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올해 스케일업금융 사업을 시작하면서 ESG 관련 ABS 발행도 늘었다.
이 외 특수채(20조8천775억원), 회사채(14조9530억원), 은행채(14조4천820억원), 기타금융채(10조1천억원) 순으로 ESG 발행 잔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채권형 펀드, 어떻게 운용되나
ESG채권 투자는 채권에 투자할 때 ESG 요인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ESG 채권 투자를 기업의 ESG 요인만을 분석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
ESG채권 투자는 기업 이익 및 성장성에 기반한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 분석 방식을 버리고 ESG 요인 분석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향후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ESG 이슈, 리스크 등을 기존의 기업 분석 과정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해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ESG채권 투자를 할 때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운용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ESG 통합 전략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채권 투자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ESG 요인을 투자 프로세스와 의사결정에 체계적으로 반영해 통합하는 전략이다. 회사채 채권형 펀드에서 ESG 평가 등급이 높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가져가는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다.
둘째는 스크리닝(Screening) 전략이다. 이는 ESG 요인을 기준으로 특정 채권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ESG 평가 등급이 낮은 기업이나 산업군이 발행한 채권을 배제하는 것을 네거티브 스크리닝(Negative Screening) 방식, ESG 기준에 부합하거나 혹은 ESG 성과가 좋은 기업 및 산업군 위주로 투자하는 것을 포지티브 스크리닝(Positive Screening) 방식이라고 한다.
셋째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전략이다. ESG 관련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되는 ESG 특수목적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ESG채권형 펀드마다 이 세 가지 전략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다 다르다. 한 가지 전략만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세 가지 전략을 다 사용하는 펀드도 있다.
◆ESG채권형 펀드의 매력은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투자자에게 ESG채권형 펀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자의 경우 위험자산 투자를 전체 퇴직연금 자산의 70%까지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30%의 자산을 ESG채권형 펀드로 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현재 ESG채권 투자는 주로 글로벌 공적 연기금 위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 연기금은 ESG 투자를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 예컨대 ESG 요인들 중 환경(E)적 요인을 보자. 2021년에 주요 40개국 정상은 탄소중립(Net Zero) 목표를 재확인하고, 향후 탄소세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규제 준수 비용, 금융감독기관의 재정 건전성 감독 시 기후 리스크 관리 요구, 기후 관련 위험을 재무적 위험 지표로 정량화해 변환하는 규제 움직임 등이 더욱 구체화되고 강화되고 있다.
이는 결국 향후 ESG 요인이 투자를 위한 기업 분석 시 필수불가결한 요인으로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금융기관들도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물론 ESG 채권 투자가 일반 채권 투자에 비해 좀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ESG 채권형 펀드의 역사는 짧고 성과를 쌓아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의 성과만 보면 일반 채권 지수 대비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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