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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미〈생명평화아시아 이사〉 |
"그것이 어째서 없을까?" 현진건의 소설 '빈처'는 이렇게 시작된다. 당대 소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혁신적인 기법이다. 봉건적 구습과 암울한 식민지 현실에 짓눌리는 젊은 지식인의 내면을 강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빈처'는 1921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돼 문단에서 현진건의 문학적 위치를 확고히 다져준 데뷔작이라 할 수 있다. 같은 해 11월 '개벽'에 발표한 '술 권하는 사회'는 애국적 지성들이 술주정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식민지의 암울한 시대상을 그려냈다. 1900년 9월2일 대구에서 출생한 현진건이 22세에 '빈처'와 같은 걸작을 발표했다는 것은 그가 천재적인 작가임을 방증한다.
지난 2일 대구 수성구립 용학도서관에서 빙허 현진건의 소설 '빈처'와 '술 권하는 사회' 발표 100주년을 기념하는 문학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정만진 소설가는 '대구가 낳은 독립운동가 현진건'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정 작가는 현진건이 민족문학 창작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전적 작품을 주로 쓴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현진건이 1936년 독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의 기사에서 일장기 말소 의거를 주도한 독립유공자(건국훈장 애국장)라는 사실을 추념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 부암동 집터 표지석과 대구 두류공원 문학비에는 일장기 말소 의거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고, 대구 중구 계산동 생가터 추정지 골목 입구 안내판도 오류투성이라며 '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이자 독립지사에 대한 홀대가 너무나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만진 작가는 '참작가 현진건 현창회'를 창립해 진심으로 선생을 기리는 여러 활동을 시작했다. 첫 사업으로 '현진건 연구' '일장기를 지워라1·2'와 현진건의 단편소설집 '조선의 얼골'(1926)을 빗대 '조선의 얼골 한국의 얼굴1·2'를 발간했다.
두 번째 사업으로 지난 2일 '대구가 낳은 독립운동가-현진건의 생애와 문학 강연회'가 열린 것이다. 강연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참작가 현진건 현창회' 창립식을 가졌다. 뛰어난 작가이자 독립유공자이기도 한 '참작가' 현진건을 기리는 현창회에 문학을 사랑하는 대구 시민으로서 기꺼이 참여했다.
차우미〈생명평화아시아 이사〉
차우미 생명평화아시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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