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공연 위드 코로나

  • 윤여창 봉산문화회관 기획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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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6  |  수정 2021-12-16 08:03  |  발행일 2021-12-16 제20면

[문화산책] 공연 위드 코로나
윤여창 (봉산문화회관 기획PD)

코로나19가 덮친 일상은 공연계에 직격탄을 날리게 되었다. 전국 공연장에서 준비되었던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었고, 일부 작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연계도 결국 움직임을 멈추게 되었다. 2020년은 '연극의 해'였지만 소극장들이 연이어 폐업했고, 전국의 공연장들도 모두 멈춘 채 손을 놓았다. 그러던 중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객석 거리두기가 시행되었고 이 지침을 적용한 지 1년, 어느새 백신 접종률이 80% 넘은 상황 속에 11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었지만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지금도 공연계는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각 극장에서 찾은 대안은 기존 기록용으로 제작된 공연영상을 송출하는 것, 공연실황 온라인 생중계, 공연 전문 영상 제작 이렇게 3가지 방법이었다. 국내에서는 예술의전당이 '삭 온 스크린(SAC ON SCREEN)'이란 사업으로 2013년부터 공연 전문영상을 제작해 지역문예회관에 공연영상을 배급하고 있다. 국립극장은 올해 9월부터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을 진행하고 있다. 국외에서는 영국 국립극장 NT Live, 매트 오페라의 MET Live in HD, 뉴욕필하모닉 NYPhil+ 등 이미 온라인 유료 구독 체계를 구축한 상황이다. 국립예술단체에서도 특정 시간에 공연영상을 온라인으로 송출하고 있으며, 전국의 국공립 공연장에서도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공연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봉산문화회관은 2020년 기획프로그램인 '봉포유' 시리즈를 '당신을 위한 라이브온 스테이지'라는 부제를 가지고 공연을 실시간 생중계하고, 이후 유튜브에 공연영상을 업로드해 관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진행해왔다. 현재 2020~2021년에 진행한 '봉포유' 공연들은 봉산문화회관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영상화라는 새로운 해결책이 공연계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공연 영상들이 공연의 대체재가 아닌 공연의 상호 보완물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공연은 공연을 올리는 출연진과 관객이 특정 시간과 특정 공간에서 공존하면서 유희적 체험을 만들어가는 상호작용의 예술이기에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더불어 만드는 것이다. 연극의 3요소나 공연기획의 구성요소에 관객이 빠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어 관객이 없는 공연의 허무함을 다시는 느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윤여창 (봉산문화회관 기획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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