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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 올해의 대구경북 행정은 대구경북행정통합의 공론화였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구경북행정통합을 과제로 제시한 후 지난해 9월에는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위원회가 공론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고, 오히려 찬반 여론의 대립이 심해지고 지역 정치권의 균열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였다. 위원회는 행정통합 논의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재논의할 것을 건의하였다. 시장과 도지사가 수용하면서 대구경북행정통합 논의는 중단되었다.
사실상 행정통합은 지역통합의 가장 높은 단계로 지난한 논의 및 합의 과정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상황은 행정통합 추진을 중단할 수밖에 없지만 초광역화가 지역 발전의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어 앞으로 대구경북 통합은 메가시티로 계속 추진될 것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대선 공약화하면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메가시티는 공간은 매우 넓고 인구는 아주 많은 자생력을 갖춘 도시다. 대개 인구 1천만명 이상이 모여 살 수 있는 공간의 도시를 말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역 혁신성장을 위한 공간적 기반이다. 메가시티에 당위성이 있지만 단박에 만들 수는 없다. 낮은 단계의 경제통합에서 높은 단계의 행정통합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오랫동안 각자도생 하던 시·도민이 하루아침에 서로를 상생 협력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대구경북은 하나다'라는 인식부터 형성되어야 한다. 이런 인식은 초광역권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보장되는 경제통합으로 실현된다. 경제통합은 삶의 터전이 대구경북으로 확대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한다.
대구경북 경제통합은 협력의 틀을 짜는 것으로 메가시티의 기반을 놓는 것이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생활 속에서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경제통합이 되어야만 행정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현재 경제통합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대구경북 상생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는 로컬푸드 플랫폼 구축이 첫 번째 경제통합의 모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로컬푸드는 50~100㎞ 거리 내의 지역 생활권역이나 인근 생활권역에서 생산, 가공, 유통되는 안전하고 신선한 친환경 먹거리다. 대구경북 로컬푸드는 주로 경북에서 생산되고 대구를 비롯한 도시에서 소비되고 있다. 로컬푸드의 공간적 특성과 생산과 소비의 협력 체계는 대구경북 경제통합의 필요성과 모델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로컬푸드 활성화로 대구경북 경제통합의 효과를 체험하게 되면 더 많은 분야로 경제통합이 확대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서 로컬푸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로컬푸드 플랫폼은 또 하나의 쇼핑몰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으로 다양한 로컬푸드 관계자들이 연결되어 한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관련된 데이터가 축적되는 데이터댐이다. 농민들이 집에서 출하하면 스마트 집하가 된 후 직매장 또는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된다. 소비자는 농산물 이력과 정보를 확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편리하게 구매한다. 이 과정에서 로컬푸드 데이터가 축적되어 빅데이터 분석과 AI를 통해 각자가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로써 경북의 농민과 대구의 소비자가 상생 협력의 효과를 체감하게 된다. 로컬푸드가 경제통합의 선도 모델이 될 것이다. 아직 시·도민이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중후장대한 행정통합보다 지금 생활 속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경박단소한 경제통합부터 먼저 시작해 공감대를 확대하자.
전채남 <〈주〉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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