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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희 국회의원 (국민의힘) |
좁은 국토, 부족한 자원,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세계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그 답을 과학기술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향후 패권 경쟁의 승패 결정 열쇠를 기술로 보고 과학기술의 우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팍스 테크니카(Pax Technica)', 그야말로 기술 패권의 시대다.
우리나라 역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가 R&D 투자를 시작한 지 60년 만에 100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다섯번째 나라가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OECD 회원국 경제 규모 10위권 국가 중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과학 기술 정책 방향성이나 예산 사용이 잘못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어 필자가 그 원인을 분석해보았다.
먼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로 정부 R&D예산과 정책을 총괄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속해 있다 보니 범부처 과학 기술 정책 추진도 쉽지 않고, R&D 사업 배분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작년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살펴보니 최근 3년간 과기정통부가 심사하여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사업의 약 50%는 과기정통부 단독 또는 과기정통부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들이었고, 과기정통부가 심사에서 탈락한 사업은 24%(7개)에 불과했다. 이래서야 30조에 육박하는 내년도 국가 R&D 사업 예산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4차산업혁명의 기반인 ICBM(IOT·Cloud·Big data·Mobile)은 과학기술산업뿐만 아니라 국토, 농업, 환경 등 모든 산업과 결합하여 활용되는 만큼 R&D 예산 역시 전 부처에 고루 분배되어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 뒷전이라는 것이다. AI·메타버스 등 4차산업혁명시대에 각종 기술의 근간이 되는 과목은 수학·과학·정보교육이다. 하지만 초중등 교과과정에서 내용량과 수준이 갈수록 부실해지고 있다. 고교 교과 내 수학·과학 필수이수 학점 비율은 23%에 불과하고, 2022 수능에서 물리Ⅱ 응시자는 전체 탐구영역의 0.7%로 가장 적었다. 2020년 기준 초중등 학생들의 정보교육 이수 시간은 연간 63시간으로 집계됐다. 선진국은 물론 인도(256시간)나 중국(212시간)과 비교해도 한참 뒤떨어진 수준이다.
이에 필자는 과학혁신본부를 과기정통부에서 독립시켜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혁신기술위원회로 격상할 것을 제안한다. 과학기술 정책은 나라의 백년지대계로,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하기에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컨트롤타워가 꼭 필요하다. 또한 이를 토대로 R&D사업 관리를 체계화하고 사업 수행의 표준을 만들어 연구자들이 연구에 마음껏 몰두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초·중·고 기초이과교육이 대학까지 일관성을 가지고 이어지도록 해 과학 기술 인재 육성은 물론 노벨과학상 영웅도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대표 발의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일부개정안'을 활용하여 EBS를 통한 초중등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 진흥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 GDP 10위권 국가까지 일어난 저력을 가진 국가다. 그리고 이제 과학기술의 힘으로 G5 국가로 다시 도약할 때다.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기술에 달렸다.
조명희 국회의원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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