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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미〈안컴퍼니 대표〉 |
뮤지컬 제작자로서 활동을 시작하고 가장 자주 들은 질문은 '왜 뮤지컬을 하게 되었느냐?'였다.
그 질문의 명확한 답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평소에는 "의도치 않았지만 여기 이 자리에 제가 있네요"라고 답하곤 했다.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대답 같지만 어쩌면 나에게는 가장 진정한 답변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험난한 뮤지컬 제작과정을 좋아하는 나의 성향이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고, 이런 이유로 프로듀서의 길을 걷게 된 듯하다. 뮤지컬 제작이 반복되면서 내 인생이 가치 있는 예술적 경험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깨달은 것도 큰 기쁨이었다.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실제와 허구를 반영하는 뮤지컬은 인류의 변화를 야기 하는 순기능적 자유 실천 의지를 펼칠 수 있는 예술이다. 뮤지컬 제작 과정에서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들이 도래한다. 제작과정에 참여하는 작가, 작곡가, 연출, 음악감독, 안무감독, 무대디자이너, 조명디자이너, 의상디자이너 등의 창작진들과 수많은 스태프까지 각자가 능동적 주체로서 동시에 수용적 주체로 한 작품에 생명을 형성해 나가는 예술적 활동을 진행한다. 대중의 예술적 경험을 위해 같은 공간에서 기적 같은 감동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더욱 배려하고 치밀하게 계획한다.
나의 첫 번째 창작 뮤지컬 제작 과정은 험난하고 비참했다. 뮤지컬 제작 도중 결국 '제작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오디션을 통한 캐스팅 완료 후 연습이 2주나 진행된 시기였다. 연습이 시작되기 전부터 창작진 간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제작자로서 대화와 설득에 나섰다. 인내와 관용의 관점에서 최대한 존중하며 끌어가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엮어진 그들 간의 관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경험과 능력의 부족이었으리라. 무엇보다 예민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다룬 작품이었기에 프로덕션 과정에 흠집이 나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있었다. 정성을 다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제작 의도와 부합한다고 생각했다. 좌절의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그 경험들이 귀한 자산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경험들은 나의 과거를 돌아보게 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공했다. 미국 철학자 존 듀이 박사는 "인생과 예술은 연결되어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의 말처럼 인생도 뮤지컬 제작과정과 매우 닮아 있는 것 같다.
안정미〈안컴퍼니 대표〉
안정미 안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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