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 대구지역아동센터 종사자 호봉제로 전환…市 지원 확대한다

  •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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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2   |  발행일 2022-01-12 제10면   |  수정 2022-01-12 07:44
만성 운영난 해결·처우개선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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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화분심기 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학교가 폐쇄되고 낮 시간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소외계층 아동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커졌다. 지역아동센터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지역사회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정부의 보조금을 일부 지원받아 민간이 운영한다. 보통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기간에 따라 종일 혹은 방과 후 아동의 급식·상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성적인 운영난이다. 대구시가 올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코로나 상황 속 돌봄공백 심화
지역아동센터 역할 커졌지만
인건비·운영비 적자의 늪 발목
市, 올해부터 본격적 지원나서

지속가능한 돌봄서비스 제공위해
전문가들 "공공성 강화" 강조도

◆코로나19로 발생한 돌봄공백 채워

코로나19 상황 속 지역아동센터의 돌봄 역할은 강화됐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현재 지역아동센터는 맞벌이가정·한부모가정 등 돌봄취약 아동을 60% 이상 정원으로 받아야 한다. 이에 학교가 폐쇄된 뒤 온라인 수업을 받는 돌봄취약 아동들의 가정 돌봄이 지역아동센터로 이전됐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 수는 늘어났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동센터 이용 아동 수는 2019년 5천398명에서 2020년 5천560명으로 증가했다.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A씨는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았을 때도 센터는 문을 열었다. 맞벌이 가정 아동이 코로나 때문에 원격수업을 하기 위해 센터를 찾아오면 오전부터 저녁 늦게까지 밥도 먹이고 하루종일 케어를 했다"며 "가정에서 못 하는 일을 채워주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석모(10)양은 "부모님은 일하러 가셔서 집에 있으면 심심하다. 일요일 빼고 센터에 오는데 여기엔 친구들도 있고 밥도 맛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운영난·인력난 겪어

지역아동센터의 공적 역할은 커지고 있지만, 센터장을 비롯한 종사자들은 운영난과 인력난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에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은 늘 부족한 수준이라는 게 공통된 주장이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이용 아동 20~29명 센터는 월 583만원, 30명 이상 센터는 월 818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보조금은 종사자 인건비, 운영비, 공과금, 차량 유지비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일부 센터장은 운영비, 후원금을 메우기 위해 사비를 지출하기도 했다.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장 C씨는 "보조금은 인건비로 다 사용한다. 스쿨버스 개조도 의무화됐는데, 이를 감당할 운영비가 없어 사비를 썼다. 코로나 이후 후원금도 줄어 후원금을 스스로 보전하는 센터장도 있다"고 했다.

인력난도 고민이다. 보건복지부가 직접 고용한 시설 종사자는 최대 2~3명.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전체 지역아동센터 202곳 83%(168곳)의 이용 아동이 20명이 넘는다. 즉, 한 명당 최소 7명의 아동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의 또 다른 지역아동센터장 D씨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유급 자원봉사자 2명이 있어 도움이 된다. 방과 후 교육을 담당하는데, 시험 기간엔 못 오기도 하고, 돌봄·상담·관찰일지 작성 등 세심한 돌봄은 오로지 법정종사자의 책임"이라고 했다.

◆대구시, 인건비·운영비 지원 나서

대구시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인건비와 운영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올해부터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 호봉제를 도입해 임금을 꾸준히 인상할 계획이다. 지역아동센터 현장에선 드디어 처우 개선의 희망이 보인다는 반응이다. 대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E씨는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은 호봉제가 돼도 실제 임금 100%를 받으려면 3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장기근속자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는 희망적인 일"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지역아동센터 공공성이 입증된 만큼, 공공성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는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민간 기관이라 볼 수 있다. '센터가 열악하니까 도와주자'는 너무 단순하다. 방과 후 지역사회 돌봄이 중요해졌는데, 센터가 아동에게 쾌적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지속 가능한 돌봄 서비스를 위해선 정부·지자체가 민간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이 아닌 차차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글·사진=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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