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마음을 전하는 선물 '책'

  • 구화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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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8  |  수정 2022-01-18 09:51  |  발행일 2022-01-18 제15면

구화빈
구화빈〈작가〉

선물은 마음을 담는다. 선물을 통해 전달하는 마음을 반추하고, 전달받는 마음을 가늠한다. 모든 선물에는 각각의 특장이 있지만 특히 사랑과 기억,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선물은 감동이 배가 된다. 책은 이런 요소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다.

나는 책을 구매할 때 종종 도서 럭키박스를 함께 신청한다. 개봉 전까지 책 구성을 알지 못해 생기는 호기심은 선물 뜯기 전 기분과 같다. 그래서 도서 럭키박스는 평범한 일상에 소소한 행복을 주는 '내게 주는 책 선물'이다. 책은 언제나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순수성을 자극한다. 선물할 책을 고를 때의 수많은 고민과 받은 책을 한 장씩 넘겨보며 선물 준 상대를 생각할 때 따뜻한 감성이 가슴에 잔잔히 스며든다. 그렇게 책은 잃어가는 순수성의 회귀이며, 선물로서의 책이 지닌 의미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부모님으로부터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을 선물 받았다. 철학 서적이기에 어렵게 읽힐 것 같은 선입견으로 미뤄뒀다가 두어 달 뒤에야 펼쳐 보았다. 서문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받은 선물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타인을 승인하고 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의 의미에 대해 배워 나가며 완독했다. 그때 '인간의 조건'을 읽으며 얻은 깨달음은 지금까지의 내 삶과 선택에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아렌트가 설명하는 '노동' '작업' '행위'는 현재 글을 쓰고 삶을 이해하는 방식에도 일부 녹아 있다.

그러하기에 책은 분명 내게 선물로서 가치가 있었고, 책 선물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북레터, 따뜻한 위로가 담긴 시집, 용기가 필요할 때 응원의 메시지를 실은 수필집 등을 통해 진심을 전달해왔다.

최근 바쁜 일상으로 인해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돌아보면 회한이 앞선다. 금년에는 책에 친필편지를 써 소중한 분들께 미뤄둔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간 책을 선물 받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친다. 선물 받은 책마다 추억이 묻어나 그 사람을 기억하게 된다. 책이 나에게 소중한 선물이 된 것처럼 따뜻한 기억과 추억으로, 더불어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소통의 부재가 지속되는 사회에서 마음을 전달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한 권의 책으로 평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구화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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