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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화〈KT대구경북본부 ESG추진팀장〉 |
1896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치된 덕수궁 전화기 '덕률풍'. 전화기의 영어식 이름인 '텔레폰'과 비슷한 한자음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당시 고종황제는 신하들에게도 자주 전화를 걸어 명을 내렸을 만큼 전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이 최초의 전화가 백범 김구의 목숨을 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명성황후 시해 이듬해인 1896년 황해도 치하포의 한 여관에서 김구 선생은 일본군 장교를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장본인으로 생각하고 그를 때려죽였다. 일본의 압박으로 사형이 선고됐던 김구 선생의 죄목은 국모의 원수를 갚는다는 '국모보수(國母報讐)'. 사형집행 하루 전에 이를 발견한 승정원 승지가 이를 고종에게 보고하자 고종은 즉시 어전회의를 열고 김구 선생의 사형을 중지하기로 한다. 서울-인천 간 전화 개통은 김구 선생의 사형 집행 사흘 전에 이뤄졌고, 고종이 인천 감리 이재정에게 전화를 건 날은 바로 선생의 사형 집행일이었다. 당시 조선에서는 전화기에 대고 큰 절을 세 번 한 후에 엎드려 통화를 했다고 전해진다. 임금이 전화를 하면 신하들은 벗어 둔 관복, 관모 등 의관을 정비하고 큰절을 올린 뒤 무릎을 꿇은 자세로 엎드려 받았다고 한다. 늘 손 안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요즘 시대에는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화기가 집 한 채 값과 맞먹을 정도였다. 어릴 적 우리집은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서 전화가 있는 몇 안 되는 집 중 하나였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통화가 필요한 마을 사람들이 우리집에 자주 드나들었고, 전화는 훈훈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쁜 소식이 있을 때는 웃음꽃이 만발했고, 슬픈 소식이 오갈 때는 통화가 끝난 후에도 서로의 품안에서 위안을 삼는 모습이 어린 내 눈에도 참 정겨워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정보에 의하면 2021년 5월 현재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5천528만명에 이른다. 한국통신(현 KT)이 1986년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자식 자동전화기 TDX-1 개발에 성공하면서 1가구 1전화 시대가 열리고,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1인 1휴대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새해 새달이다. 요즘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지금 전화기로 사랑하는 부모님, 추억 속 지인들과 따뜻한 목소리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이 최초의 전화가 백범 김구의 목숨을 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명성황후 시해 이듬해인 1896년 황해도 치하포의 한 여관에서 김구 선생은 일본군 장교를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장본인으로 생각하고 그를 때려죽였다. 일본의 압박으로 사형이 선고됐던 김구 선생의 죄목은 국모의 원수를 갚는다는 '국모보수(國母報讐)'. 사형집행 하루 전에 이를 발견한 승정원 승지가 이를 고종에게 보고하자 고종은 즉시 어전회의를 열고 김구 선생의 사형을 중지하기로 한다. 서울-인천 간 전화 개통은 김구 선생의 사형 집행 사흘 전에 이뤄졌고, 고종이 인천 감리 이재정에게 전화를 건 날은 바로 선생의 사형 집행일이었다. 당시 조선에서는 전화기에 대고 큰 절을 세 번 한 후에 엎드려 통화를 했다고 전해진다. 임금이 전화를 하면 신하들은 벗어 둔 관복, 관모 등 의관을 정비하고 큰절을 올린 뒤 무릎을 꿇은 자세로 엎드려 받았다고 한다. 늘 손 안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요즘 시대에는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화기가 집 한 채 값과 맞먹을 정도였다. 어릴 적 우리집은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서 전화가 있는 몇 안 되는 집 중 하나였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통화가 필요한 마을 사람들이 우리집에 자주 드나들었고, 전화는 훈훈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쁜 소식이 있을 때는 웃음꽃이 만발했고, 슬픈 소식이 오갈 때는 통화가 끝난 후에도 서로의 품안에서 위안을 삼는 모습이 어린 내 눈에도 참 정겨워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정보에 의하면 2021년 5월 현재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5천528만명에 이른다. 한국통신(현 KT)이 1986년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자식 자동전화기 TDX-1 개발에 성공하면서 1가구 1전화 시대가 열리고,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1인 1휴대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새해 새달이다. 요즘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지금 전화기로 사랑하는 부모님, 추억 속 지인들과 따뜻한 목소리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김미화〈KT대구경북본부 ESG추진팀장〉
김미화 KT대구경북본부 ESG추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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