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말레이시아에 떴다] 쿠알라룸푸르의 멋과 맛

  • 장승완 텔레퍼포먼스 Content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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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07 13:22  |  수정 2022-02-0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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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를 상징하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Petronas Twin Tower)' 야경. 지하6층~지상88층 건물로 높이가 452m에 이른다. 41~42층엔 두 타워를 연결하는 스카이 브리지가 설치돼 있다. 한쪽 타워는 한국이, 다른 한쪽은 일본이 시공했다.

이제 회사가 있는 페낭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페낭은 쿠알라룸푸르 북쪽에 위치한 섬으로, 말레이반도와 연륙교로 연결돼 있다. 승용차로도 이동할 수 있지만 약 7시간 정도 소요됨에 따라 대부분 비행기(45분 소요)로 이동한다.

하지만 아쉽다. 열흘간이나 머물면서도 코로나19로 호텔 룸에만 갇혀 있어야 했던 쿠알라룸푸르를 그냥 떠나기엔 너무 아쉽다. 현지 유심도 챙겼겠다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시간이 넉넉히 남아 있으니 쿠알라룸푸르의 속살은 한번 느껴 보고 가야 하지 않겠나.

◆쌍둥이 빌딩
먼저 말레이시아와 쿠알라룸푸르를 상징하는 건물이자 한국의 자랑(?)이기도 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Petronas Twin Tower)’를 찾아 나섰다. 팬데믹 이전 말레이시아 필수 관광코스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던 건물이다. 1999년에 건립됐으며, 지하 6층~지상 88층으로 높이가 452m에 이른다. 2016년 완공된 서울 롯데월드타워(555m)보다는 103m 낮다.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와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는 타워 건립 당시 한쪽 타워는 한국에, 다른 한쪽은 일본에 시공을 맡겼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경쟁을 유도한 것 아닐까 추측해 본다. 트윈타워는 41~42층(175m 높이)에서 스카이 브리지로 연결돼 있다.

공사 기간은 7년 정도 걸렸다. 전설(?)에 의하면 한국 컨소시엄이 일본보다 35일 정도 늦게 착공에 들어갔지만, 최종 완공은 6일 더 빨랐다. 이때부터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인은 기술력이 좋고 똑똑하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한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의 외양은 이슬람 미술에서 영감(이슬람은 말레이시아의 국교다)을 받아 디자인된 것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인에게는 확실히 이국적이다. 이곳 부지가 원래 경마장이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서울로 치면 강남쯤 되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고, 최고층이기 때문에 웬만해선 어디서든 다 볼 수 있다는 사실도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호텔에 갇힌 외국인 격리자의 마음을 말없이 위로해 주던 이 트윈타워의 광장에 직접 서니 또 다른 위로를 받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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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나스 트윈타워 근처 식당에서 먹었던 미트볼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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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있는 쿠알라룸푸르 시티센터 파빌리온 몰(Pavilion Mall)에는 다양한 식당이 들어서 있다. 사진은 '스끼야(Sukiya)'라는 일식 샤브샤브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음식. 체인점이지만 인기가 많아 공휴일에는 적어도 30분을 기다려야 함.

◆식도락 천국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도심 한복판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기대된다. 이곳엔 현지식을 비롯해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인도식 등 종류별로 맛집이 모여 있다. 다민족 국가답게 독창적인 요리가 넘쳐나는 ‘식도락 천국’이란 찬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쿠알라룸푸르나 페낭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지 못했지만, 실제 대부분 음식점은 평균 이상의 맛을 선사하고 있었다. 외국에 온 만큼 익숙한 음식보다 새로운 음식에 자꾸 도전해 보는 게 의미 있지 않을까.

필자도 처음에는 현지식이 과연 취향에 맞을까 걱정했는데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전통식인 나시르막(Nasi Lemak)과 인도계 음식점인 마막을 좋아한다. 나시르막은 코코넛 밀크와 판단 잎을 넣고 지은 쌀밥에 볶은 멸치, 삶은 달걀 등 반찬을 곁들인 요리다. 닭요리도 맛있다.


▨ 여행Tip>>>> 유명 관광지에 늘 있는 강매꾼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방문했을 때 일이다. 친구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스윽 다가오더니 “내가 (사진 찍을 만한) 좋은 자리 안다” “도와줄까” “잘 찍어 줄게”라고 말을 건넸다.


필자는 별 의심 없이 호의(?)를 받아들였다.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전화를 건네줬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갑자기 휴대폰 카메라 부분에 렌즈(휴대폰용 광각 렌즈로 추측됨)를 끼우는 게 아닌가. 그의 본색은 사진을 찍자마자 드러났다. 휴대폰을 다시 건네받으려던 필자에게 “내가 이 렌즈를 사용해서 잘 찍어줬어. 봐봐. 잘 찍었지? 그러니 돈 줘”라고 황당한 요구를 해온 것이다.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인 줄 몰랐고, 줄 이유도 없었기에 싫다고 했지만 계속 “잘 찍었다”면서 금전을 요구해 왔다. 필자의 단호한 거절에 돈 받는 것을 포기하는 듯했지만 그의 보복(?)은 이내 이어졌다. 친구와 사진 찍는 데마다 따라와 방해를 한 것.

지인 얘기로는 혹여나 “얼만데?” “이거 꼭 줘야 해?” 등 줄 것 같은 느낌의 말을 하면 더더욱 집요하게 따라붙는다고 한다. 물건을 건네거나 돈을 요구한다면 바로 거절하고 자리를 떠나는 게 상책이다.

외국 유명 관광지를 가보면 이처럼 여행객에게 물건을 반강제(?)로 팔거나 돈을 뜯어내려는 현지인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한국에선 흔하지 않은 강매 전략에 적잖이 당황하게 되는데, 어떻게 이리도 비슷한지 놀랄 따름이다.

※반강매 혹은 돈을 요구하는 사례
<#1> 종이를 들이밀며 기부나 캠페인에 참여해 달라고 함 → 다른 사람들처럼 사인할 것을 요구함 → 사인했으니 기부금 달라고 요구함 → 줄 때까지 달라고 함

<#2> 물건을 손에 쥐어주거나 사진 찍는 걸 도와주겠다는 등 선의를 배품 → 건네준 물건 값을 요구하거나 사진 찍는 비용 요구 → 줄 때까지 달라고 함

 

장승완<텔레퍼포먼스 Content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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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장승완씨는 대구 계명문화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약 1년간 '케이무브(K-move)'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는 글로벌 IT기업 '텔레퍼포먼스'에서 근무 중으로, 'LPO(Legal and Partner Operation)'라는 부서에서 'Content Analysis'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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