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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용〈수성아트피아 사업기획부장〉 |
우리나라 표준말의 정의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표준으로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표준어에 익숙해 있었지만 최근 대구에서 일하면서 방언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직원들이나 외부 사람들과도 대화 중에 들려오는 사투리는 TV에서나 듣던 것들이라 들을 때마다 정겹고 다채로운 말글살이를 혼자 몰래 익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역마다 다양한 언어는 어떻게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었을까? 분명 학교에서는 표준어로 공부를 했지만, 아직 구전으로 남아있는 방언은 지역의 무형문화재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작가의 출신지를 반드시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 어느 날 책을 보던 중 엉뚱한 상상력이 발동되어 한반도 지도를 꺼내 놓고 작가들의 출신 지역 위에 이름을 쓰고 그것을 동(東)과 서(西)로 구분해 보았다. 여기서 동쪽은 함경도·황해도·강원도·경상도가 되며, 서쪽은 평안도·서울·경기도·충청도·전라도·제주도가 되었다.
이렇게 나눈 이유는 동쪽과 서쪽에서 사용되는 방언들과 문학 장르의 상관관계를 조명해 보는 차원이었다. 평소 동쪽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투박하고 거친 질감으로 굴곡이 심하며 극적인 요소가 많아서 소설에 적합할 것 같으며, 이에 반해 서쪽의 언어는 질감이 부드러우며 화려하고 유려해서 음악적인 리듬감을 불러옴에 따라 시의 언어에 적합하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들의 출생지와 문학 장르를 나눴을 때 완벽한 분할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내 생각과 근접하였는데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한 소설가는 동쪽에서, 시인들은 서쪽에서 많이 발견되었다.
표준어의 제정은 지역과 관계없이 국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 부분도 있지만 폭넓은 보급은 오히려 방언의 가치를 무색하게 함에 따라 지역민들도 사용을 꺼리다 보니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방언은 언어의 다양성을 열어주고 우리 말의 어휘를 폭넓게 하며 지역의 정서와 역사, 문화, 세계관, 생활양식이 반영되어 있어서 지역 유대의 강화와 정체성 확립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방언이 점차 사라진다면 획일화된 표준어만으로 우리의 사상과 정신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또한 시의 언어와 소설의 언어를 상실함으로 기존에 한국문학이 이뤄왔던 위업을 다시 보지 못하는 위기에 직면하지 않겠냐는 기우도 가져본다.
박동용 수성아트피아 사업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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