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국립극장이 대구에 있었다고요?

  • 김근영 대구연극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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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2  |  수정 2022-03-02 07:58  |  발행일 2022-03-0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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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대구연극協 사무국장〉

대구연극협회 사무국장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지난해 가장 뜻깊은 작업은 '대구 국립극장 및 극단 설립 기초 타당성 연구'를 완성한 프로젝트이지 않을까 싶다.

대구 연극 역사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중 6·25전쟁기에 연극인과 예술의 문화수도 역할을 했다. 1953년 대구의 문화극장에 국립극장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 '문화극장이 어디야?'라며 생소할 수 있지만, CGV 대구한일극장이라 말하면 대구 시민 대부분이 알 것이다. 그 당시 국립극장으로 지정되며 대구에 예술문화의 씨앗을 심어 지금의 문화예술 도시 대구의 기반을 닦은 것이 아닐까?

그 기반은 대구 토박이인 나에게 대구문화를 즐기는 것을 당연하게 해주었다. 언제든 시간이 되면 미술관을 찾을 수 있고, 연극을 볼 수 있으며, 음악을 즐기는 등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수도권을 동경하며 대구문화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왔다. '성공을 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라는 지역 의식과 라이선스 공연, 국립 극단 공연, 좋아하는 연출가, 배우들을 보기 위해선 대부분 서울로 향해야 했기 때문이다.

2020년 공연사업실적에 따르면, 국립극단이 무대에 올린 공연 87회 중 지방공연은 단 두 번에 그쳤다. 지난해 실시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내가 매표를 실패한 국립극단의 공연이다. 대구에도 와줬더라면 기회가 있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공연들을 보려면 이동 시간, 날짜, 원하는 캐스팅 등 많은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공연 횟수와 기간이 길다 한들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대구에 국립극장이 과거에 있었다는 사실이 아쉽다.

국립극단 사례 등을 통해 모든 사람이 평등한 기회와 문화 향유를 하기 위해선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만 있는 국립극장 및 극장이 지역 내에도 설립되게 된다면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한 새로운 문화 콘텐츠와 관객개발이 가능하다. 또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교류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삶의 가치를 올려주는 문화가 먼저 나서준다면 나아가 지역갈등이라는 문제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게 된다.

대구 국립극장 및 극단이 유치되길 희망해본다.
김근영〈대구연극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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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대구연극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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