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이름도 없는 서포터

  • 김근영 대구연극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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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6  |  수정 2022-04-06 07:58  |  발행일 2022-04-06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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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대구연극協 사무국장〉

RPG(Role-Playing Game)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가. 게임 속 역할을 정해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그리고 현실과 다를 바 없는 사회집단을 형성한다. 또 '길드'와 '파티'라고 불리는 단체를 설립해 성(Castle)을 함락하거나, 강력한 몬스터와 적군을 공략한다. 이들은 효율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에서 앞장서 공격하는 공격대와 후방에서 지원하는 서포터를 구성한다.

현실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연단체만이 아닌 모든 집단이 그러하겠지만, 그 역할이 드러나는 곳은 공연이지 않을까. 공격대를 맡은 배우들은 준비한 대사를 열렬히 뱉어낸다. 조명감독은 그들을 비추고 음악은 힘을 돋우고 연출은 그들을 진두지휘한다. 본인들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성공적인 결과로 팸플릿, 리플렛에 명예로운 이름을 기록한다.

하지만 이름도 얼굴도 보기 힘든 서포터들이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진행되어온 대구연극제 본선 경연의 무대기술지원 감독들이다. 이따금 공연단체들은 공연장과 마찰로 무대 기술감독을 함락해야 하는 성과적으로 착각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분명한 서포터들이다. 이들은 관객과 예술가들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관객에겐 최고의 관람을 예술가에겐 최고의 공연을 지원하기 위해서 극장 문을 가장 빨리 열고 늦게 닫는다. 연속된 행사가 있는 날에는 집으로 돌아가 눈 깜박하면 다시 극장으로 향해야 하는 것이 무대 기술감독들이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도 분명 있다. 한 공연장 당 무대기술(조명, 음향, 무대) 분야담당이 각 한 사람으로 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체할 사람이 없다. 그 때문에 소속된 공연장을 동시에 운영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한다.

필자는 극장 운영에 대해 표면적인 모습밖에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름 없는 서포터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던 건 대구연극제에 참여해주신 관객, 출연진, 달서아트센터, 어울아트센터 감독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시민에게 서포터들로 인해 안전하게 공연 관람을 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 여전히 공연 뒤에는 떠나지 않는 극장 무대 기술감독들이 시민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김근영〈대구연극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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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대구연극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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