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식의 시중세론] 서대구역, 도시공간구조 혁신의 기회로

  •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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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15   |  발행일 2022-04-15 제22면   |  수정 2022-04-15 07:07
서대구역 교통 허브되려면

환승시스템 인프라확충 등

역세권 개발사업 추진 시급

교통·경제활동 이루어져야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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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명예교수

최근 서대구역 개통과 함께 KTX와 SRT 열차(고속철도)가 하루 최대 38회 정차하게 되면서 도시공간구조에 새로운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다 2024년 구미와 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가 개통하게 되면 서대구역은 고속철도와 광역철도가 함께 정차하는 새로운 철도교통 요충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서대구역은 2027년 개통 예정인 대구산업선 철도의 기·종착역으로 결정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대구 서남부권과 인근 경북지역 주민들의 중장거리 광역통행이 편리해지고, 대구와 경북의 일부 도시들(구미, 칠곡, 경산 등)이 명실공히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서대구역은 대구경북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대구·경북선)와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의 기·종착역이 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중장기적으로 서대구역은 동대구역과 함께 대구의 양대(兩大) 철도교통 허브(hub)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서대구역 개통은 대구의 도시공간구조뿐만 아니라 인근 경북지역 도시들의 공간구조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서대구역 개통이 가져올 기회요인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동대구역과의 기능적 차별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동대구역은 오래된 대구의 관문역할을 담당했던 철도역으로 주변지역이 이미 고밀도로 개발되어 있고 지가(地價)가 비싸서 새로운 개발의 여지가 별로 없는 반면, 서대구역 주변지역은 개발 가용지도 남아 있고 지가도 상대적으로 싸서 계획적인 개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철도역의 활성화는 철도역과 역세권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서대구역의 활성화를 위해 서대구역의 철도이용 수요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철도수요자의 입장에서 검토하고 마련해야 한다. 우선 서대구역에서 도시 내 교통수단과 도시 간 교통수단의 편리한 환승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서대구역에 유동인구를 최대한 많이 끌어들일 수 있도록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현재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은 크게 복합환승센터 건립사업, 역세권 도시개발사업,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사업의 세 가지로 구분되어 추진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선도사업으로 원활히 추진되어야 역세권 도시개발사업도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시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한 보완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서대구역이 철도교통 허브로 활성화되고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환승주차장이 확보되어야 하고, 다른 대중교통수단과의 효율적인 연계가 필수적이다. 현재 동대구역의 경우 주차장 부족으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추진 시 신산업·업무공간(벤처산업, 공유오피스 등)을 확보해서 새로운 경제활동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서대구역이 사람들의 통행뿐만 아니라 경제활동도 함께 이루어지는 교통과 경제활동의 허브가 될 때 대구·경북도 수도권처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른 교통서비스는 하나의 경제권과 생활권을 만들어주는 수단인 만큼, 이제 서대구역 개통과 앞으로 예정된 철도교통망 확충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 대구와 경북 모두 도시공간구조 혁신에 나서야 할 때다.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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