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기록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 김근영 대구연극協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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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0  |  수정 2022-04-20 08:07  |  발행일 2022-04-20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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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대구연극協사무국장〉

'쿵' 느닷없는 소리와 함께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차 문을 열고 시시비비를 가린 뒤 보험사 직원을 부른다. 그리고 이 상황이 어떻게 발생했고, 누구의 잘못이 큰지 블랙박스를 확인한다. 다른 상황을 보자. 한 회사에서 직원을 뽑기 위해 졸업증명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졸업한 학교를 방문해 졸업증명서를 발급받는다. 현시대는 정보와 기록의 시대이다. 위 사례들은 기록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다.

만약 학교의 인적 관리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 어떻게 증명하고 확인해 줄 수 있었을까. 또 블랙박스가 없었더라면 어떠한 억울한 상황을 증명할 수 있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기록관리가 잘 안 되는 회사에서는 앞서 업무를 담당했던 전임자나 사업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몰라 비효율적으로 업무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록이 잘 되어 있다면 가져오는 효과는 무엇일까.

우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지인에 의하면 과거 기록 조회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체계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업무처리속도가 10배 이상 빨라진다고 한다. 또 기록된 성과물은 다음에 해당 업무와 비슷한 사례, 같은 업무 실행 시 도움이 된다.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정·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관련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화예술 또한 다르지 않다. 문화 또한 역사의 일부분으로 후대에 전승하는 목적을 가진다. 우리나라의 예술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제공하는 기록물이 되고 예술연구에 다양하고 심도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특히 연극의 경우 희곡(대본)을 누가 연출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나온다. 이에 다양한 시대적 상황들을 파악할 수 있다. 타국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대한 반박과 증빙할 수 있는 것은 기록, 즉 '아카이브'이다. 이는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며 나아가 예술인들의 힘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힘을 더욱 기르기 위해 대구는 지난해 4월 문화예술 아카이브 '열린 수장고'를 개관했다. 그 순간의 예술이 아닌, 예술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예술분과들의 자료들이 넘쳐 과거와 현재를 이어 미래의 더 발전된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
김근영〈대구연극協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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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대구연극協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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