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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연 (영남대 기악과 교수) |
몇 주 전 벚꽃이 절정에 이를 때에 학생들과 벚꽃 구경도 할 겸 올해부터 시작한 유튜브 촬영을 위해 학교의 대표 벚꽃 명소인 '러브 로드'에 갔다. 이 거리와 관련해 전해지는 얘기처럼 없던 사랑이 갑자기 생겨나지는 않겠지만 완연한 봄 날씨와 활짝 핀 벚꽃에 다 같이 들뜬 기분이 되었다.
촬영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었고, 다음날 벚꽃 잎을 잡으려고 애를 쓰는 신을 편집 하면서 문득 이 신에 어울리는 음악을 넣고 싶어졌다.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가장 먼저 떠오른 음악은 독일의 작곡가 멘델스존의 ' 봄의 노래'였다. 다른 작곡가들보다는 행복하고 유복한 삶을 살아서 그의 음악 또한 슬프고 우울한 느낌보다는 밝고 행복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의 음악이 더욱 '봄'과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봄바람처럼 듣는 이를 포근하게 감싸는 선율과 흩날리는 벚꽃 잎 같은 왼손의 반주 선율이 영상 속에서 우리의 들뜬 마음을 잘 드러내 줄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 곡을 들으면 통화 연결음이나 벨 소리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마음을 바꿨다.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5월'도 떠오르지만, 이 곡은 별이 빛나는 밤을 표현했으니 밤 벚꽃에 더 어울리는 음악이겠다.
내가 즐겨 연주하는 노르웨이의 작곡가 그리그의 서정소곡집 중 '봄에 부쳐'라는 곡은 어떨까.
그만의 특유의 감성적인 멜로디가 양손을 오고 가며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이 곡은 겨울내 앙상했던 가지에서 벚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듯하니 우리의 영상 속 자연들과 잘 어울릴 것 같다.
여러 곡을 떠올리다 보니 특히나 추운 나라의 작곡가들이 '봄'에 관한 곡들을 많이 작곡했다는 공통점을 찾게 되었다. '봄'이라는 계절이 그들에게는 더 소중했고 더욱 기다려지는 계절이 아니었나 싶다.
영상에 이 음악들을 모두 담지 못해 조금 아쉬운 기분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음악만큼 우리 마음을 고양하고 달래줄 수 있는 발명품이 어디 있을까.
동의하신다면 내가 마음속으로 꼽아 본 이 곡들을 벚꽃과 함께 감상해보는 건 어떠실지.
(영남대 기악과 교수)
이미연 영남대 기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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