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핫(Hot)한 미술시장

  • 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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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0  |  수정 2022-05-10 07:45  |  발행일 2022-05-10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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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독립큐레이터〉

2020년, COVID-19가 전 세계를 뒤덮으면서 우리의 일상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고 문화예술계의 분위기도 침체됐다. 특히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침체해 있던 미술시장에도 한바탕 찬물이 끼얹어졌다.

하지만 그해 말 미술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2021년 미술시장은 활황을 맞았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메이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낙찰총액은 약 2천500억원(총 21회, 오프라인 메이저 경매)이다. 이는 2020년 국내 메이저 경매사들 외에 온오프라인을 모두 합친 금액의 2배 이상인 금액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적인 경매사인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도 2021년, 설립 이래 순위에 꼽히는 매출을 기록했다. 미술시장의 열기가 전 세계를 뜨겁게 만들었다. 아트페어와 갤러리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이러한 호황을 이끈 것은 당시 주식시장 호황의 원인과 같이 팬데믹 이후 풀린 유동자금이었다. 세계 여러 국가의 천문학적인 재정 부양과 통화정책으로 흘러들어온 일부 유동자금과 함께 각국의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그리고 투자처를 찾던 MZ세대들이 미술시장에 다수 진입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비대면에 대한 선호로 미술시장이 디지털화되면서 온라인 뷰잉룸, 경매 등을 통해 유례없이 가격정보가 공개되었고, 작품 문의 또한 쉬워졌다. 이에 따라 기존의 컬렉터들은 물론 신규 진입한 컬렉터들까지 작품 구매가 쉬워졌고, 미술시장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또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점 역시 미술시장의 호황에 이바지했다.

2022년 1분기를 지난 지금, 미술시장은 아직 활황 속에 있다. 국내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낙찰총액이 약 24% 증가했고, 해외도 약 32% 증가했다. 활황 이전부터 활발한 거래를 보이며 예술성 또한 인정받아 오고 있는 단색화의 대표주자들과 차세대 주자들은 현재까지도 견고한 가격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세제 혜택 면이나 취향에서 선호되는 국내 대가들의 작품은 시장이 다소 불안정해 보일지라도 안정적인 자산을 유지하고 있는 컬렉터들이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활황은 신진 작가군의 가격 과열, 빨라진 회전율 등의 다소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미술시장이 뜨겁다고 하여도 아무런 정보 없이 이루어지는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 그리고 이런 취향과 소유의 책임을 무시한 투자는 미술계에서도 그리 반기지 않는다. 미술품은 종목이 아니라 구매자의 취향과 애정을 반영하며, 집에 걸어놓고 즐겨도 감가상각되지 않는 매력적인 재화이다.
정연진〈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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