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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형제 특혜' 의혹과 대북정책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권 후보자는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 야당의 의혹 제기에 적극 방어했다. 권 후보자가 2013∼2015년 주중 대사로 재임할 당시 형제들이 후보자 직위 등을 이용해 중국 사업 투자를 유치하고 홍콩에 설립한 비상장 회사의 주식을 되파는 과정에서 세금 탈루 의혹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후보자가 주식을 매입한 후 불과 3개월 만에 약 40배가 올랐다. 후보자는 공직자 이해 충돌을 우려해 원래 산 가격에 다시 팔았지만, 형제는 19억 원을 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지금 공직 취임은 저희 형님이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하는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권 후보자가 1994~1997년까지 검사로서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 당시 이른바 '미림팀 도청 사건'과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권 후보자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한테 미림팀에 관여했다고 강하게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고 맞받아쳤다.
권 후보자는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향후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묻자, 권 후보자는 "정권 교체기마다 지난 정부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비판이 있다고 해서 전 정부를 완전히 무시하고 반대로 가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이 북한 내 코로나 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지원 의사를 묻자, 권 후보자는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한다는 식엔 도덕적 문제가 있다. 북한이 어려움에 처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19 백신 지원 등 인도적 입장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먼저 시도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물음엔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미 통일부에 관련 예산도 편성돼 있다"며 "협력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장관 취임 이후 특사로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김정은 위원장 면담을 위한 평양 방문을 북한에 타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남북관계 상황을 보고 외교안보팀과도 협의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되면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질문에도 "남북관계 상황을 보아가면서 개인적으로 특사가 됐건 무엇이 됐건 비핵화를 포함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허심탄회한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 늦어도 16일쯤에는 권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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