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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진<독립큐레이터> |
많은 사람이 미술품이 얼마인지에 관심이 있고 궁금해 한다. 뉴스 등에서 미술 시장의 소식을 접하거나, 미술품이 비자금 은닉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등의 이야기가 이슈화되어 그런지 사람들은 대체로 미술품이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비싸다' 혹은 '부르는 게 값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재화가 그렇듯 미술품에도 적정 가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른 재화들처럼 그 적정 가격은 누군가에게는 적절할 수도 있고, 저렴하거나 비싸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또한 적정 가격이 아닌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물론 미술품의 가격은 평범한 소비재에 비해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되어 결정된다. 수요와 공급의 접점에서 가격이 정해지는 것은 타 재화와 같다. 이것이 규칙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다수 있다. 이는 미술품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판화 등의 경우에는 그 수가 한정되어있고, 회화의 경우에는 온 세상을 통틀어 유일하다. 작가가 생애 동안 비슷한 시리즈의 미술품을 제작하기는 하지만, 보통 미술품은 하나뿐이거나 그 수가 정해져 있다. 공급은 극소수이지만, 수요가 많다면 당연히 가격은 고점을 찍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인기 있는 미술품은 비싼 것이다. 물론 모든 작품이 인기 있는 작가도 있지만, 유명 작가이고 대가라고 하여 모든 작품이 인기 있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특정한 시기 혹은 이미지(도상)나 주제가 들어간 작품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인 경우도 있다. 게다가 작고 작가의 경우 더 이상 작품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작가의 생존 여부도 미술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미술품의 크기 또한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국내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용되고 있고, 객관화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지만, 절대적이지는 않은 '호당 가격'은 미술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이는 당연하다. 어떠한 재화를 만드는데 크기를 키우려면 시간과 재료가 더 들어가기에 크기가 큰 작품이 더 비싸다고 하면 이의를 제기할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외에도 미술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그러나 타 재화에 비해 좀 더 복잡하고 고려되는 사항과 변수들이 많을 뿐, 무조건 비싸거나 호가에 팔리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미술품도 아니다. 비싼 물건을 저렴하게 파는 것을 의심하듯 시장가에 비해 저렴한 미술품의 가격은 진위나 사기를 의심해 보아야 하고, 갯벌에서 진주를 발견하듯 본인의 안목으로 선택한 젊은 작가의 합리적인 가격의 미술품이 나중에 고가가 될 수도 있다.
정연진<독립큐레이터>
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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