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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곤 신임 서울고검장 대구지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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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환 신임 대구지검장 대구지검 제공 |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가 지난 18일 단행된 가운데, 대구 검찰청에 전출·입하는 굵직한 검찰 인사들이 관심을 모은다.
우선 김후곤(56·사법연수원 25기) 대구지검장은 신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6월 대구지검장으로 임명된 지 11개월 만에 자리를 다시 옮기게 된 것이다. 그는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 명령에 대해 앞장서 반발한 인물로, 지난해 서울북부지검장에서 대구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만 해도 '좌천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왔었지만,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아 영전했다. 서울고검장은 고검장급 중에서도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자리다.
김 신임 서울고검장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앞장서 피력한 인물이다. 대검찰청 대변인을 역임한 만큼 소통에 원활하고, 검찰 내부에서도 두루 신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하마평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서울고검장으로서도 검수완박 법안 문제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예고했다. 김 신임 고검장은 19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기자실을 찾아 "(검수완박 법안의) 국회 입법 과정 중, 외롭지 않게 대구 언론, 법원, 변협, 법무사 단체 등에서 법안의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며 "후속 작업을 열심히 해서 (국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친(親) 더불어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이번 인사에서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로 전보됐다. 임 검사는 검찰 내 '윤석열 사단'과 줄곧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수사 방해 의혹으로 윤 대통령을 고발한 장본인이자, 2020년엔 한 전 총리 모해위증 교사 수사를 방해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들로 말미암아 임 검사가 대구로 좌천돼 온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임 검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 주 월요일(23일)부터 대구지검으로 출근한다"며 "대구도 한 번 근무하고 싶었는데 기어이 가게 됐다. 친정인 부산과 아버지 고향인 포항이 멀지 않다. 기쁘게 이사 준비 하겠다"고 전했다.
이전 정권 '친여 성향'으로 분류된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53·사법연수원 28기)도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되면서 사실상 좌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 검찰청은 검사들의 '좌천지'라는 평가를 종종 받아왔다. 윤 대통령의 경우에도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이던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대구고검으로 밀려나는 좌천성 발령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검사들이 대구를 비롯한 지방으로 발령받는 것을 '좌천성 인사'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수영 법무법인 맑은뜻 변호사는 "지방으로 발령받으면 모조리 좌천이라 표현하는 것은 곧 서울중앙지검이나 대검찰청이 '정치 권력화' 돼 있다는 뜻이다. 지방으로 와도 '전보'되는 것이지, 직급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검사는 검사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데, 권력으로부터 힘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왜 좌천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20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고·지검 등 영남권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당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조재연 당시 대구지검장에게 "대구지검 쪽에 그간 권력 비리를 수사하다 정부에 잘못 보인 사람들이 집결됐다. 영남지방 쪽이 검사들의 좌천지역이 된 것 같다"며 당시 대구지검 소속 차장·부장검사 4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검찰 내부에서 본다면 이들은 모두 에이스다.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들이 모여있는데, 대구에 한꺼번에 몰아넣은 이유가 있나"라며 비꼬았다.
이에 대해 조 당시 지검장은 "검사는 모름지기 어디에 있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거기서 보람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기간 서울에 근무하면 의무적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하는 기간이 있다. 지방으로 갔다 해서 일률적으로 좌천이라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신임 대구지검장으로는 경북 울진 출신 주영환(52·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서울 휘문고,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8년 수원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구지검 포항지청 등에서 검사 생활을 보냈으며,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대검찰청 대변인 등을 지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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