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세상에서 가장 비싼 미술품

  • 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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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4  |  수정 2022-05-24 07:48  |  발행일 2022-05-24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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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독립큐레이터〉

2017년 11월, 매년 개최되는 미국감정가협회(AAA)의 콘퍼런스와 예술법의 날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갔었다. 이는 전 세계의 미술계, 미술 시장, 미술품 감정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이 현재 쟁점이 되는 부분이나 논의되어야 하는 사항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그 당시 운이 좋게도 일정이 맞아 크리스티의 경매 프리뷰(경매 전 출품된 미술품들을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든 전시)를 볼 수 있었다.

보통 경매 프리뷰는 관람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고 입장에도 큰 무리가 없으나, 당시 프리뷰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심지어 줄을 서 있는 나와 일행에게 무언가를 공짜로 나누어 주는 줄이냐고 물어 본 행인도 있을 정도였다. '마지막 다빈치(The last Da Vinci)'라는 제목이 붙은 프리뷰의 한 섹션에는 일정 인원만이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당시 경매에 출품된 미술품 중 최고 추정가를 가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구세주(Salvator Mundi, c.1500 추정)'가 있었다. 이 작품은 개인에게 판매된다면 대중에게 언제 공개될지 모른다는 점과 거장 중의 거장인 다빈치의 작품이 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점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이는 약 4억5천30달러, 당시 환율로 약 5천340억원에 판매되면서, 이 글을 쓰는 현재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비싼 그림이 되었다.

사실 이 미술품은 1900년 미술 시장에 처음 나왔다. 당시 작품은 매우 훼손되어 있었고, 다빈치 제자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50여 년 이후 소장자의 손자가 약 8만원에 작품을 팔았고, 2005년 경매시장에 다시 나와 1만달러에 판매되었다. 그리고 대대적인 복원과 연구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인정했다. 2017년 당시에도 다빈치의 그림이 맞는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었지만, 이 작품은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공식적인 최고가 작품으로 판매되었다. 그리고 경매 이후 아부다비의 루브르에서 전시되어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계속하여 제기되는 진위 의혹으로 현재는 사우디 왕자의 호화 요트 안에 소장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다빈치 스튜디오, 즉 다빈치의 지휘 아래 제자들이 제작한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에 거래된 작품이지만 추후 이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 관광자원으로서 끌어들일 수 있는 경제적 및 문화적인 효과는 이를 훨씬 더 초월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추후 미래 세대까지도 여기서 파생된 효과를 지속하여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문화가 국가의 경쟁력이고 자부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연진〈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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