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 뻔한 지방선거 관심 없어…투표 안하려는 시민들도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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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4   |  발행일 2022-05-25 제4면   |  수정 2022-05-2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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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9일 앞둔 2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연합뉴스

6·1 지방선거가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대구에 무투표 당선이 속출하고, 국민의힘 독식 가능성이 큰 '뻔한 선거'에 투표마저 포기하려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지방선거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불과 3개월 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 대한 피로감과 국민의힘을 견제할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다는 대구시민들의 실망감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대구에선 기초단체장 2명을 비롯해 기초·광역 의원 23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또 29개 선거구의 대구시 광역의원 후보 중 국민의힘을 견제할 수 있는 정당 및 무소속 후보가 나선 곳은 10곳에 불과하다. 대구시 광역의원은 사실상 국민의힘 독식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를 반영하듯 제 8대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지역 기초·광역 의원, 기초·광역 단체장 후보도 역대 지방선거 중 최저인 243명을 기록했다. 지난 7대 지방선거에는 342명이, 6대 277명, 5대 291명, 4대 379명, 3대 392명, 2대 349명, 1대 313명이었다. 후보자 수가 적은 만큼 유권자들의 관심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관심·뻔한 선거'로 인해 대구의 지방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구의 역대 최저 투표율은 지난 3대 지방선거로 41.4%를, 최고 투표율은 제 1대 지방선거로 64.0%였다.


무관심 선거로 인해 일부 유권자들은 더이상 지방선거를 치러야 할 이유가 없다며 '지방선거 무용론'까지 꺼내 들고 있다. 박창석씨(45·대구 달서구)는 "구청장과 광역의원은 무투표로 당선이 확정됐고, 대구시장 선거는 보수정당에 매우 유리한 상황인데, 뭐 하러 투표를 하겠냐 "며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들의 공보물을 보며 누구를 선택할 지 고민해야 하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과연 이런 지방선거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아지면서 여론조사 기관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 김욱 대표는 "지난 7대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응답률이 4~5%였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2~3%에 그치는 등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낮아졌다"며 "특히 대구에서는 뻔한 선거가 예상되면서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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