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공약 남발…주민 "희망고문"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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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0   |  발행일 2022-05-30 제5면   |  수정 2022-05-30 07:35
경북 일부 기초·광역의원 후보들 포퓰리즘 공세 '도마위'
천문학적 예산소요 사업 등 내세우며 구체적 방안 말 안해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산이냐…사실상 유권자 기만 행위"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일부 기초·광역의원 후보들이 실현 가능성 낮은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 게시된 후보자 공약을 살펴보면, 경북도청 신도시가 형성된 예천군 제2선거구에 출마한 광역의원 후보자 4명 모두가 '신도시 내 중학교 신설'을 공약했다. 기초의원 후보자 5명 가운데 3명도 이들과 똑같은 공약을 제시했다. 신도시 중학교 신설은 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 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대표적 지역 공약이지만 세대수 부족 등을 이유로 교육당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들은 또 △도청 신도시 내 우회도로 개설 △각종 상업·의료시설 유치 등을 공약했다. 예산 확보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 계획을 전제하지 않은 포퓰리즘성 공약 남발에 대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희망 고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약 대부분이 주민이 요구하는 현안 사업이긴 하지만 그동안 비용·교통 상황 등과 같은 현실적 문제로 인해 제자리걸음만 반복됐다.

사정은 예천 원도심에 출마한 후보자들도 비슷하다. 예천군 가 선거구 기초의원 후보자 3명은 도청 이전 후 수 년째 반복된 원도심 공동화 현상 해결을 공약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원도심 활성화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실천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동의 한 기초의원 출마자의 공약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천문학적 사업예산이 필요한 반변천 일대 수변공원 사업을 위한 둘레길 조성·관망대 설치, 안동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과 일대 우회 도로 개설 등을 공약했다. 이 역시 예산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신도시 주민 권모씨는 "후보들도 중학교 신설, 도로 개설 등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면서 "주민 희망사항인 데다, 표를 의식해 공약한 것으로 본다. 구체적 방안 없이 공약만 한 것은 사실상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겉만 번듯한 공약을 남발하는 자체가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심산 아니겠느냐"며 "출마자는 선거보다 당선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공약을 실현하는지 꼭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양승진기자 prom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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