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세상에 하나뿐인 미술품과 여러 개인 미술품

  • 정연진 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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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1  |  수정 2022-05-31 07:39  |  발행일 2022-05-31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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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독립큐레이터〉

보통 미술품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것이고,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미술품의 가격 또한 비쌀 수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이렇게 작가가 그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미술품을 '유니크 피스(Unique piece)'라고 이야기한다.

미술사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미술품은 유일무이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보통의 미술품은 의뢰나 후원을 통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 예로 17세기 이전, 작가들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후원이 필요했다. 작가들은 사회적으로 높은 신분인 후원자의 주문을 받아 미술품을 제작했다. 그래서 작가들은 자신의 마음대로 미술품을 제작할 수 없었다. 경제적 지원자인 후원자는 미술품의 내용과 형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작품 제작에 있어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의 초상화는 항상 실제보다 잘 생겨 보이거나 예뻐 보이게 그려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다 인상주의가 발발하고 작가들의 개인적인 느낌 또는 인상이 작품에 반영되면서 미술품 제작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는 작가들도 생겨났다. 그들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비슷한 느낌의 여러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연작, 즉 시리즈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연작들도 혹 제목과 제재는 같을지라도 각각의 작품은 온전히 다른 별개의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여러 개인 미술품도 존재한다. 이는 보통 '에디션 작품(Edition work)'이라고 이야기한다. 무한정인 작품도 있지만, 보통은 작가가 직접 또는 참여해 정해진 숫자만 제작하여 세상에 선보인다. 에디션 작품은 보통 작품 하단 혹은 귀퉁이에 분수와 같은 기호로 표시돼 있어 이 작품과 같은 작품이 세상에 총 몇 점이 있으며, 그중 이 작품의 제작된 순서 혹은 작가가 지정한 숫자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3/15'라고 적혀있다면, 이 작품과 같은 작품이 세상에 총 15점이 있으며, 그중에 이 작품은 3번째 작품이라는 뜻이 된다. 과거에는 1이나 마지막 숫자 등이 좀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간혹 있었으나, 현재는 에디션 넘버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작품이 유니크 피스인지 혹은 에디션 작품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보통은 앞서 언급한 분수와 같은 기호의 유무에 따라 알 수 있지만, 또 다른 구분 방법은 작품의 재료를 확인하는 것이다. 캔버스에 오일, 캔버스에 아크릴, 장지에 먹, 장지에 채색, 종이에 펜 등은 보통 유니크 피스이다.

그리고 재료가 실크 스크린, 리도 그래프, 에칭, 목판화, 석판화,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오프셋 프린트 등일 경우 하단에 에디션 넘버가 적혀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정연진〈독립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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