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홍준표에 맞선 3인 의미있는 패배

  • 정재훈
  • |
  • 입력 2022-06-02   |  발행일 2022-06-02 제4면   |  수정 2022-06-02 06:51
서재헌, 민주 대구간판 도약
한민정, 진보정당 색채 각인
신원호, 기본소득 홍보 성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이변은 없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 '대선 후보급 거물'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에 맞서 원내 경험이 없는 더불어민주당 서재헌·정의당 한민정·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가 도전장을 냈지만 큰 격차로 패한 것이다.

2일 0시 45분 현재 서재헌 후보는 17.66%, 한 후보는 2.39%, 신 후보는 0.86% 득표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의 득표를 모두 합쳐도 홍 후보의 1/4 정도로 '완패'한 것이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대구시장 선거가 시작하기도 전에 홍 후보의 압도적 우세를 내다봤다. 당 대표·대선 후보 등 화려한 경력의 홍 후보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야당 후보들이 격차를 좁히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법정 토론회를 제외하면 별도 토론회도 열리지 않으면서 정책 대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선거 내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지역 정치권은 이번 선거를 다윗과 골리앗의 선거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여야 각 당은 유력 정치인의 영향력을 퇴색시키기 위해 정치신인급의 인사를 등판시키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반복해왔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도 높은 국민의힘 지지세에 비춰봤을 때 비슷한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홍 후보에 맞서는 후보들의 '선전' 여부가 기대를 모았지만, 최종 결과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당 지지세와 비슷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역 정가에서는 각 후보마다 출마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먼저 서재헌 후보는 대구 지역 민주당의 간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구 동구청장에 석패한 뒤 중앙당에서 상근 부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린 서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대구 동구갑', 이번에는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며 '체급'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단독으로 공천에 도전하며 골리앗에 맞선 '패배 경험'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정치 경력을 쌓으며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정의당 한민정 후보 역시 TV 토론회에서 홍 후보를 상대로 한 '송곳 질문'이 화제를 모으는 등 진보정당의 색채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의당 측 관계자는 "자신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검증을 상대 후보가 막말로 무시해버리기는 했으나 그나마 분투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한 후보의 도전은 공천이 당선이라는 공식이 굳어진 대구에서 그 공식에 의문을 품는 많은 시민의 대변자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 역시 당의 간판 정책인 '연 120만원' 기본소득을 홍보했고, '반바지 유세'로 청년 정치인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