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농부 이계진 전 아나운서 "이해타산 따지지 않아야 자연에서 살 수 있어"

  • 박종진,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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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  수정 2022-06-09 08:47  |  발행일 2022-06-09 제21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어떤 삶이 바람직한 삶인가'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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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진 전 아나운서가 7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사로 초빙돼 '정보화시대의 소통-나의 산골이야기, 어떤 삶이 가장 바람직한 삶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늘 손해 보듯 살면 인생 막바지에 이르러 참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26년차 산골 농부로 변신한 이계진 전 아나운서가 지난 7일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오랜만에 강단에 올라 삶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이날 강의는 '나의 산골이야기, 어떤 삶이 가장 바람직한 삶인가'란 주제로 영남일보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이 전 아나운서는 우선 "뉴턴 이전의 수많은 이들이 떨어지는 사과를 봤지만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낸 사람은 뉴턴밖에 없다. 오늘 강연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삶에 디딤돌이 될 만한 무언가를 얻어 갔으면 한다"면서 "대단한 학자나 성인이 아닌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통해서도 감동을 얻을 수 있다"며 청중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산골 생활과 인생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마냥 좋아 보인다고 섣불리 덤벼선 안 된다. 정말 자연을 좋아하고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아야 자연에서 살 수 있다"며 "마을주민과 관계,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 보고 결심에 앞서 귀촌한 지인을 찾아가 직접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계지손 연계지익(日計之損 年計之益)이란 말이 있다. 하루를 계산해 보면 손실이지만 연말에 총계를 따져보면 이익이란 뜻으로 수학적으론 맞지 않는 말이지만 인생에 있어서는 성공하는 방법"이라며 "지금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나중에는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디에 살든 인생, 어떻게 살든 일생'이란 말처럼 꼭 누구처럼 살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주눅이 들어 살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재치 있는 유머의 가치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너무 여유 없이 항상 싸움할 자세로 모든 일에 임한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장례식장은 물론 심지어 전쟁 중에도 유머를 구사하는 여유를 갖는다"며 "여러분도 유머 감각을 익힌다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여유를 갖고 불안해하는 가족과 직원에게 용기를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계진 전 아나운서는 강원도 원주에서 국어 교사를 하던 중 1973년 KBS 공채 아나운서 1기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 'TV는 사랑을 싣고' 등 유명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다 정치에 입문해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정계를 은퇴하고 귀농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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