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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인 (대구뮤지컬협회장) |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억한다. 축구 하나로 전 국민이 흥분해 있었고 행복한 축제였다. 경기마다 새로운 신화가 거듭됐다.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까지 꿈꾸게 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기적 같은 순간을 맛보았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심지어 버스 위로 올라가 춤을 추고 밤새 자동차 클랙슨을 울려대도 불편한 마음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맞장구쳤다. 또 대한민국 박수를 치던 시절이고 손바닥이 불이 나도록 대한민국을 외쳤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나같이 염원하며 감격스러워 하던 시절이었다.
월드컵 참가 첫 승이 목표였던 대한민국은 당시 감독인 히딩크의 어퍼컷 세리머니가 불을 뿜으며 첫 승, 16강, 8강 4강까지 타올랐다. 붉은 악마들은 용광로처럼 끓어올랐다. 이 한 달이라는 동안 우리는 격동의 시대를 지났다. 20세기 개발도상국의 허름한 옷을 벗고 21세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신호탄을 올렸다.
지금은 BTS를 비롯한 K-POP이나 K-드라마가 전 세계인을 집중시키고 있고 축구 선수 손흥민은 한국 축구계의 위상을 더 높이고 있다. 지금은 한국인들이 만들어내는 것은 뭐든지 시선을 끌고 주목하고자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퍼지는 이 거대한 에너지는 각 분야에서 점점 그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2002년은 본인이 뮤지컬 극단을 창단한 해이기도 하다. 또 02학번 신생 뮤지컬과 학생들을 만나 열정 가득하게 함께 작업하던 때다. 그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학생들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무대에서 뮤지컬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참 자랑스럽기도 하다. 또한, 제자나 후배들이 세계 속에 네트워크 하며 뻗어 나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중 한 인물이 대구뮤지컬협회 이사인 이응규 대표다.
지방대학을 마치고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에서 뮤지컬 작곡을 수학 후 귀국해 대구에서 EG Musical Company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You&it'이란 작품을 대만에 라이선스 수출하고 영국의 프로듀서와도 라이선스 계약을 준비 중이다. 그 작품이 대구에서도 9월 말에 꿈꾸는 시어터에서 공연 예정돼 있으니 대구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라는 바이다.
2002 한국 월드컵의 신화가 다시금 대구 뮤지컬계에도 재연되기를 감독 석의 히딩크와 같은 마음으로 응원을 한다.
우리 모두가 초 목적을 품고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기적들을 달성해가다 보면 언젠가는 모두가 염원하는 대망이 이뤄지는 그 날을 목격할 것이다. 꿈은 이뤄진다.
윤정인 <대구뮤지컬협회장>

윤정인 대구뮤지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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