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다시 읽는 코로나 일기

  • 성병조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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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03   |  발행일 2022-10-03 제16면   |  수정 2022-10-03 07:23

성병조_문화산책2022년9_10월
성병조<수필가>

(# 동안거에 들다) 요즘이 사찰의 동안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안거(冬安居)는 음력 10월15일부터 이듬해 1월15일까지 승려들이 외출을 금하고 참선을 중심으로 수행에만 전념하는 불교 용어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코로나가 강타하면서 걱정이 크다.

대구와 청도의 감염 속도가 빨라 다들 외출을 꺼린다. 행사가 취소되고 백화점, 극장, 재래시장 등은 파리를 날린다. 도서관, 학교도 문을 닫았다. 객지의 자녀들도 근심 어린 전화만 걸어 온다. 누구도 원치 않는 지루한 동안거, 해제일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2020. 2. 24.)

(# 백신 접종받았나요?) 어딜 가나 코로나 백신 접종 얘기들이다. 공통된 관심사인 데다 연령대가 비슷하니 그럴 터이다. 먼저 맞은 사람은 무용담처럼 이웃에 전하느라, 맞지 않은 사람은 불안감을 가지고 물어보기 바쁘다. 접종 부작용에 따른 우려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한때 극심했던 미국은 백신 접종으로 한숨 돌려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큰 난관에 빠졌다.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 않겠다고 우기는 사람도 더러 보인다. 하지만 나는 서둘러 접종을 마쳤다. 부작용이 없어 다행이다. (2021. 6. 5.)

(# 마스크, 장점도 있다) 이처럼 마스크 세상이 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2년여 마스크를 쓰고 보니 새로운 현상도 나타난다. 다양한 마스크 패션, 갑갑해 미치겠다는 사람, 턱 아래로 내리기도 한다. 길바닥에 널브러진 마스크는 신종 쓰레기다. 하지만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황사가 예방되고, 감기가 줄었다는 소식이다. 화장하지 않아도, 잘 생기지 못해도 신경 쓸 일 없다. 나도 작은 소득(?)은 있다. 매일 수염 깎지 않아도 표나지 않는다. 마스크는 식사할 때만 벗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외친다. 마스크 없는 세상 빨리 오라고. (2021. 11. 27.)

(# 가을 여행, 코로나도 끝인가) 모처럼 가진 나들이였다. 마스크는 껴도 이렇게 좋은 날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대구 PEN 회원들과 상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전국 제일의 자전거 고장이란 명성이 높지만 예부터 삼백의 도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얀 쌀, 하얀색의 명주, 하얀 분이 오른 곶감이다. 상주 댐 상류, 낙동강과 어우러지는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 도남서원, 낙동강 문학관, 경천대, 동학문화제 등에 들렀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문우들과 함께한 여행이 너무도 감미로웠다. 이젠 코로나도 끝인가.(2022. 9. 25.)
성병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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