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前 국회의원"준비없이 떠난 여행 가장 보람 커…가슴 뛸 때 가야"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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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7  |  수정 2022-11-17 07:44  |  발행일 2022-11-17 제21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특강

'산티아고 순례길, 33일간의 고독하고 황홀한 인생 여정'

800여㎞ 성지순례 경험 토대로 인생 살아가는 법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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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전 국회의원이 15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서 '산티아고 순례길 33일간의 고독하고 황홀한 인생 여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가슴이 뛸 때 도전하라."

김재원 전 국회의원이 지난 15일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에서 짧지만 울림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이날 영남일보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33일간의 고독하고 황홀한 인생 여정'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김 전 의원은 "대구시장 경선에서 떨어지고 우연히 TV를 보다가 산티아고 순례길이 나오는 걸 보고 저길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리곤 아무런 준비 없이 이틀 만에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떠났다"고 갑작스레 순례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프랑스 생장부터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까지 800여㎞에 달하는 여정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단순히 오갈 곳 없이 마음을 다져보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성지순례에 나섰지만 한 달여간 혼자 걸으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면서 "홀로 길 위에 있으면 온갖 생각이 드는데 갑자기 서럽기도 하고 주변 이들의 모습도 많이 떠오르지만 결국에는 나 자신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례길을 걸으며 그동안 너무 쪼들린 인생을 살아왔다는 걸 느꼈다. 쉽게 말해서 정작 내가 필요하고 중요한 걸 위해 산 게 아니라 처리해야 할 일을 하느라 자신은 돌아보지 못하고 산 거다"며 "이번 여정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은 물론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이 있고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내년 여름, 몽골과 중국 국경 사이에 있는 고비사막 1천500㎞를 횡단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산티아고 순례길에 한 번쯤 도전해 보길 추천했다. "매년 30여만 명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이 중에 한국인도 2% 정도 된다. 요즘에는 자신이 믿는 종교와는 무관하게 '걸어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빨리 갈 필요도 없고, 긴 거리가 부담되면 일주일 정도 걷는 코스도 있다. 가슴이 뛸 때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인생을 사는 법과 함께 정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정권교체가 이뤄졌지만, 야권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하는 만큼 우파의 이론적 토대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원 전 의원은 의성 출신으로 심인고를 나와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변호사 일을 하다 정치에 입문해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대통령실 정무수석, 국민의힘 최고위원직 등을 지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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