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8회 아줌마 대축제'개막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개막 축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선선한 초가을 바람이 스치는 17일 대구 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18회 아줌마 대축제' 현장은 대구·경북 농업인과 시민이 한데 어우러진 '도농 상생의 장'으로, 지역의 풍요와 활력이 가득했다.
대구 동구·북구·달성군, 군위군을 비롯해 경북 22개 시·군이 참여한 올해 축제는 각 지역의 대표 농산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군위군 부스에는 막 수확한 감자와 당근, 단호박이 줄지어 진열돼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40년 농사 경력의 최윤철(69)씨는 "어제 직접 캐온 농산물"이라며 "수십 년 농사로 다져진 자신감으로 내놓았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부스를 준비했다는 그는 "싱싱하다는 말 한마디에 피로가 싹 가신다"며 미소를 지었다.
청송군의 '시나노골드' 사과는 황금빛으로 빛났고, 영양군의 고춧가루·건고추, 영주의 풍기인삼, 청도의 반시, 의성의 마늘, 고령의 샤인머스켓도 인기몰이를 했다. 울릉군은 부지갱이 장아찌와 해풍 건미역을 선보이며 '섬 특산품'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봉화군은 서양 자두 '푸룬'을 내세워 젊은 층의 호응을 얻었다. 대구 북구의 '미감벌꿀', 성주의 한입 대추, 예천의 복분자즙 등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8회 아줌마 대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우리 쌀 소비 촉진 행사에서 떡을 받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마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도 시민들을 사로잡았다. 성주군 부스에서 양파·가지 등을 판매하던 김혜진(49) 씨는 "마트에선 가지 3개에 2천500원이지만, 오늘은 6개를 담아드린다"며 "시민들이 부담 없이 맛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구에서 온 한숙자(67)씨는 "미니 오이 14개가 2천 원이라니, 장을 잘 봤다는 기분이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직장인 임소정(32)씨는 "산책하다 우연히 들렀는데, 싱싱한 특산품이 많고 가격도 착해 놀랐다"며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주·성주 부스에는 조청, 꿀, 간장류가 진열됐다. 특히 대추꿀 스틱과 튜브형 벌꿀 등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시식 코너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한 번 맛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홍삼의 고장 영주 부스에는 풍기인삼, 홍삼정, 절편, 홍삼 스낵류가 빼곡히 진열됐다. "가격도 착하고 품질도 좋다"며 손님들로 북적였다.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은 개막식에서 "아줌마 축제는 대구·경북이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표 여성 축제"라며 "로컬푸드 운동과 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실천하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대구와 경북이 한 뿌리, 한 몸이라는 사실을 많은 시민이 체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줌마 대축제'는 단순한 판매 행사를 넘어 문화와 소통의 장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첫날엔 '아줌마 능금가요제 예선'과 '힐링 콘서트'가 열렸고, 둘째 날에는 시민 참여형 '도전! 아줌마 골든벨'이, 마지막 날에는 '로컬푸드 사랑의 경매'와 'K-게임 스테이지'가 이어진다. 노래와 퀴즈, 경매가 어우러지며 농촌과 도시가 함께 웃을 것으로 보인다.

정운홍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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