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나 혼자 ○○한다

  • 이시영 달성문화재단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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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1 07:35  |  수정 2023-12-19 13:45  |  발행일 2022-12-01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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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달성문화재단 대리〉

요즘 TV·유튜브 등 방송 및 인터넷 매체를 보다 보면 '혼술(혼자 마시는 술)' '혼밥(혼자 먹는 밥)' '혼놀(혼자 놀기)' 등의 키워드를 심심찮게 접해봤을 것이다. 이런 단어들은 우리의 삶 속에 깊게 스며들었고 이제 1인 가구 1천만 시대를 직면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1인 가구 비율이 이미 40%를 넘었다고 한다. 10명 중 4명이 1인 가구라는 셈이다.

혼자 독립해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자유롭다' '편하다' 등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장점이 가장 많았다. 그에 비해 단점으로는 '외로움' '불안함' 등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겪는 감정이 주로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인 가구들은 '혼술' '혼밥' '혼놀' 등을 통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자발적으로 찾고 있었다.

1인 가구의 증대에 따라 '의식주' 문화에서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많은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의 1인 간편식 증가, 배달 앱을 통한 식사 해결과 공유 주택의 보편화 등 거주 형태의 변화까지 흔히 볼 수 있다.

한국 가까이에 있는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빨리 1인 가구 시대를 직면했고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시도를 앞서 하고 있다.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들어가는 식당마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혼자 앉아서 식사하는 1인석이 다수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른 곳은 심지어 좌석마다 칸막이로 된 곳도 있었고 개별 커튼이 쳐져 있는 곳도 흔하게 있었다. 이처럼 일본의 개인주의 심리와 1인 가구 시대를 겨냥해 직접 고객의 가정에 방문해 요리를 해주고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는 독특한 서비스인 '와쇼쿠야'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한편 스위스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앱 'Date a Rentner'로 홀로 사는 중장년층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대에 따른 트렌드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핫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공연과 전시를 꼭 현장에서가 아닌 온라인을 통해서도 충분히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1인 가구의 증대와 기술 발전에 따라 공연·전시·축제 등 문화예술계에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머지않아 '혼문(혼자 문화생활)'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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