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안도 다다오

  • 조진범
  • |
  • 입력 2023-01-10 06:45  |  수정 2023-01-10 06:49  |  발행일 2023-01-10 제23면

안도 다다오(81)는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다. 독학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건축가가 되기 전 권투 선수와 트럭 운전사로 일했고, 중고 서적을 읽으며 건축 공부를 했다. '근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작품집이 한때 그의 스승이었다. 물과 빛의 조화,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하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안도 다다오와 서한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김 여사는 2016년 예술의 전당에서 르 코르뷔지에 전(展)을 기획하면서 안도 다다오 특별 세션을 마련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안도 다다오에게 "한일 양국의 친밀한 교류에 기여하는 인연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의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꽤 있다. 원주의 뮤지엄 산, 제주의 유민미술관, 서울 LG아트센터 등을 설계했다. 대구에도 생길 뻔했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 시절 이우환 미술관 건립이 추진되면서 미술관 설계를 안도 다다오가 맡았다. 대구시는 2012년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이라는 명칭으로 성당못 인근에 미술관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 미술관 건립은 여러 논란 끝에 결국 무산됐다. 당시 대구 미술계 일부 인사들은 이우환 화백이 미술에 대해 식민사관을 갖고 있다며 비판했고,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대해서도 일본 정신을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이우환과 그의 친구들 미술관 건립이 '없던 일'이 되면서 대구와 안도 다다오의 인연은 끊겼다. 김 여사와 안도 다다오의 서신 교환을 계기로 '대구에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 생겼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조진범 논설위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