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리(Rully)커피, 집에서도 쉽게 즐기는 드립백…원두 7종류 엄선, 현지 못지 않은 신선도·풍미로 승부수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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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3 07:59  |  수정 2023-01-16 16:10  |  발행일 2023-01-13 제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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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커피 선두주자인 룰리커피.

요즘 지역에서 신개념 드립백 커피 시대를 열고 있는 커피 브랜드가 있다. 바로 녹색 바탕에 흰색 제비 이미지가 인상적인 로고를 가진 '룰리(Rully)커피'. 다들 벤치마킹한 수십 종의 빵을 커피와 매칭하는데 이 커피는 오직 커피 하나에만 목숨 건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는 획일적인 베이커리카페 신드롬과 확실하게 선을 긋겠다는 고집이다.

경북대 미대를 졸업한 미술학도였던 김철우 대표 그리고 같은 대학 음대 국악과 출신인 김미경 부대표, 동문끼리 의기투합했다. '룰리'는 김 대표의 닉네임. 그는 서울에서 '세븐 몽키스'라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리 업무를 시작으로 커피 인생을 걷는다. 2007년쯤 경북대 북문 근처에서 몽키스 대구점 오픈 작업을 5년쯤 주도를 하면서 점차 독립한다. 2012년 고모역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한적한 만촌동에서 로스팅회사 엑스팩토리를 창업한다. 그 엑스가 드립백커피와 매칭되면서 룰리커피로 발전한 것.

김 대표는 비록 한국이 커피 수입국이지만 그 신선도와 풍미에서만은 현지 못지않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싶었다. 기준과 원칙을 확고히 했다. 그리고 너무 복잡하고 까다롭지 않게 집에서도 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드립백 커피 보급에 역점을 둔다. 2013년부터다. 그리고 2019년 승부수를 던진다. 평소 눈여겨봤던 만촌동의 변두리에 멀리서 보면 꼭 우체국 같은 커피공장을 차린다. 그때만 해도 드립백(10g)커피란 개념이 생소했다. 상당수 어떻게 타 먹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홍보차 커피 한 잔을 먹으면 드립백 한 개를 선물로 주었다.

너무 복잡한 커피 원두 종류 그리고 추출법, 주문법. 그는 단순하게 정리하고 싶었다. 초창기에는 원두 분쇄 정도를 10등급으로 나눠 각각의 물성을 다 연구했다. 매일 로스팅한 걸 직접 체크했다. 맛의 강도는 약배전 같은 중배전을 추구한다.

매장이나 집에서 먹는 거나 비슷한 맛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케냐 등 7종류의 원두를 엄선한다. 원두 매입가에 상관없이 가격은 동일하게 6천500원. 로스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송창한·장준영·최재혁이 하루 800㎏ 이상 로스팅한다. 2020년부터 코스트코에서도 러브콜이 왔다. 추후 호텔, 백화점 등에서 입점 권유를 받았지만 초심을 위해 고사했다. 인쇄물 등 일거리가 있으면 가급적 지역 업체에 몰아준다. 덕분인지 지난해 대구 프리스타기업(벤처기업)에 선정된다.

최근 2호점(가창점)을 오픈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빵이라곤 바게트 한 개가 전부. 드립백의 경우 7개 1만원, 14개는 1만5천원, 36개 한 박스는 2만8천원. 룰리 덕분인지 이제 커피숍은 대화 이상으로 맛을 따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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