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화재 현장서 맨몸으로 노부부 구조한 70대 손수호 씨 ‘당신은 영웅’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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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6  |  수정 2023-01-15 13:28  |  발행일 2023-01-16 제24면
손 씨 “그 당시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경주 화재 현장서 맨몸으로 노부부 구조한 70대 손수호 씨 ‘당신은 영웅’
지난 9일 경북 경주시 내남면 덕천리에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노부부를 구한 손수호(70)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았다. <경주시 제공>

화염을 뚫고 노부부를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 경주 성건동에서 건축업을 하는 손수호(70) 씨.

손 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쯤 내남면 덕천리에서 주택을 고치던 중 주택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외부 창고에서 시작된 불길이 벽을 타고 주택(2층)을 집어삼킬 듯 번지고 있었다.

손 씨는 80대 집 주인이 화염에 휩싸인 집안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것을 막고 ‘할머니가 집 안에 있다’는 이웃들의 웅성거림을 들었다.

그는 주저함이 입과 코를 가리고 집안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현관문에도 불길이 번져 주택 반대편 창문을 부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천장까지 번진 불길 속에서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발견한 손 씨는 자신의 등에다 둘러업고 화염 속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소방대원들이 제시간에 도착해 불은 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연기를 마신 노부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손 씨도 팔과 얼굴에 1도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다.

손 씨는 “화재 당시에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손 씨의 고귀한 희생과 용기가 시민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의사상자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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