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K-콘텐츠 '봇물'…역대 최다 라인업 눈길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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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6 07:31  |  수정 2023-01-26 07:50  |  발행일 2023-01-26 제14면
넷플릭스, 한국작품 공급 집중

"K-콘텐츠는 이미 언어와 국경을 넘는 힘을 지녔고, 이를 넷플릭스가 포착해 새로운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댄 오닐 교수는 최근 한 언론을 통해 K-콘텐츠의 글로벌 팬덤 현상에 대해 이렇게 밝히며 "그건 K-콘텐츠가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가진 미국, 일본과 달리 예술과 대중 장르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전반적인 글로벌 OTT 실적 부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전체 구독자 2억3천만명(766만명 증가)을 돌파했다. 매년 히트작을 배출하는 K-콘텐츠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넷플릭스는 그 여세를 몰아 올해는 K-콘텐츠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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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오징어게임' 수익 1조 이상
회원 10명 중 6명이 한국작품 시청
K-콘텐츠,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


올해 드라마·예능 등 총 34편 공개
대중이 익숙한 장르물로 성공률↑
길복순·발레리나 등 영화 반응 기대

◆한국 라인업이 선보이는 참신한 스토리텔링

넷플릭스는 올해 역대 최다인 34편의 K-콘텐츠를 플랫폼에 올릴 예정이다. 드라마 시리즈 21편과 리얼리티쇼 5편, 영화 6편, 다큐멘터리 2편 등이다. 2021년 15편 공개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약 25편으로 해마다 라인업을 늘려가는 중이다. 투자비도 급증했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 7억달러(8천600억원) 이상을 투자해 80편가량의 K-콘텐츠를 전 세계에 소개해 왔는데, 2021년에는 추가로 약 5억달러(6천200억원) 투자 계획까지 발표한 바 있다.

2021년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대히트는 국내에서도 유료 구독자 500만명을 확보할 만큼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OTT로 끌어오는 데 결정적 한 방을 던졌다. 역대 최단기 1억4천만명의 최고 시청률 기록은 물론 이를 통한 수익도 1조원이 넘는다. 잘 만든 독점 콘텐츠의 위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CNN은 "'오징어 게임'이 1억1천100만 계정에서 시청해 넷플릭스 전 세계 1위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022년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수주간 1위 자리를 지키며 바통을 이어받았다"고 소개했다.

K-콘텐츠의 훈풍은 2023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공개되는 넷플릭스 신작에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부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 봉준호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 등 장르와 포맷을 넘나드는 작품이 골고루 포진돼 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지난해 넷플릭스 회원의 60% 이상이 1편 이상의 한국 작품을 시청하고, 90개국 이상에서 한국 시리즈와 영화가 넷플릭스 주간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제 K-콘텐츠는 전 세계가 함께 공유하는 시대정신이자,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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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파트와 시즌으로 찾아올 기대만점 화제작들

넷플릭스의 올해 라인업은 '물량 공세'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금액을 무한정 콘텐츠 제작에 쏟아부었던 예전의 방식에서 탈피해 이미 검증된 오리지널 IP의 프랜차이즈화와 대중에게 익숙한 장르물로 작품의 성공률을 높이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대표작들을 살펴보면, 먼저 총 62개 국가의 톱10을 장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한 '더 글로리'의 다음 이야기, '더 글로리 파트2'가 오는 3월 공개된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들이 동은(송혜교 분)이 설계한 덫에 하나둘 빠져드는 파멸의 길이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한국형 크리처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스위트홈'과 탈영병 체포조를 통해 우리 사회에 공감과 질문을 던진 'D.P.'도 시즌 2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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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3년은 넷플릭스와 한국 영화계의 동행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일 공개된 SF 영화 '정이'를 시작으로 한국 액션 누아르 '길복순', 마약 조직의 실체를 쫓는 범죄 액션물 '독전 2'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발레리나' '승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포함한 총 6편의 한국 영화가 올 한 해 넷플릭스 회원들의 스크린을 강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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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시리즈 뒤를 이을 퓨전 사극도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도적: 칼의 소리'는 각기 다른 사연으로 무법천지의 땅 간도로 향한 이들이 조선인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나가 되어 벌이는 액션 활극으로, 3분기 공개를 앞뒀다. 1945년이 배경인 크리처물 '경성크리처'는 경성을 뒤흔든 괴물의 등장과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사람들에 맞서 사투를 펼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한 급격한 사막화가 진행된 한반도 배경의 SF물 '택배기사'를 비롯해 '너의 시간 속으로' '마스크걸' '사냥개들' '셀러브리티' '연애대전' 등 새로운 한국 시리즈가 팬들의 가슴을 울리기 위해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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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오리지널 예능과 다큐멘터리도 베일을 벗는다. 지난 24일 공개된 '피지컬: 100'에 이어 '데블스 플랜' '사이렌: 불의 섬' '좀비버스' '19/20' 등 서바이벌에서 청춘 예능까지 다채로운 소재의 콘텐츠가 스크린을 두드린다. 한국 다큐멘터리 라인업 역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단편을 찾는 여정을 그린 '노란문: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단편 영화를 찾아서'(가제)에 이어 오는 3월3일에는 대한민국 현대사 속 자칭 '메시아'들과 그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찾아 풀어내는 8부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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