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지연 하루만에 후폭풍…전남·광주서 “TK 지원금 우리 달라”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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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25 20:58  |  발행일 2026-02-25
민주 정준호 의원 “지연된 TK 인센티브, 광주·전남에 줘야”
대구·경북 정치권 네탓 공방 속 지역 주도권 상실 우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여야 대표 회의를 제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여야 대표 회의를 제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하면서 '통합 선점 불발'에 따른 후폭풍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1호 광역통합'을 목전에 둔 전남·광주 정치권에서 "무산 위기에 처한 대구·경북에 줄 몫(국가 지원금)을 우리에게 달라"는 공개적인 요구가 나왔다.


통합의 원조격인 TK 행정통합이 여야 모두 '네탓' 공방으로 멈춰선 사이 타 지역에 지역발전의 주도권을 내어줄 것이란 지역 사회의 불안감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광주 북구갑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정준호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TK, 대전·충남 등 타 지역 초광역 통합이 지연되면서 통합 인센티브로 편성 예정이던 10조원 중 5조원을 광주·전남에 추가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를 촉구하며, 대구·경북지역 통합 지연으로 남게 된 예산을 호남에 몰아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기존 정부가 약속한 광역 행정통합 지원금(4년간 20조 원)에 더해 TK와 충청 몫까지 모두 30조 원 규모로 국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여러 지역에서 행정통합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많은 이견으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광주·전남이 초광역 통합의 첫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호남 지역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막대한 예산 선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지방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여론전'에도 돌입한 모양새다. 이날 민주당에선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에 출마할 후보들을 초청해 재원 활용 계획, 수도권 경쟁을 위한 도시구조 개편 등을 주제로 TV 생중계 토론회 제안이 나왔다.


TK로서는 원조 격인 '초광역 통합'이라는 상징성을 잃는 것은 물론 통합을 전제로 기대했던 수조 원대의 막대한 국가 재정 지원마저 타 지자체에 빼앗길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다. 더욱이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우선권 혜택에서 제외되는 등 통합무산에 따른 추가 피해도 잇따를 전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통합 선점 효과를 잃게 되면 정부의 전폭적인 행·재정적 지원의 주도권 역시 후발 주자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지역 몫 균형발전 정책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TK 행정통합 특별법 통과가 미뤄지면서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경북 현역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여야 당 지도부에 대한 설득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TK 통합에 대해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출마 당사자들이 찬성 또는 반대에만 목소리를 내면서 당 내부에서조차 진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이라며 "통합 지연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통합의 장점과 정확한 해석을 통해 지역민들을 자연스럽게 설득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광주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광역단체장 후보 면접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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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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