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자족도시 남구 옛 명성 찾을 수 있을까?

  • 황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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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6 18:38  |  수정 2023-02-27 07:32  |  발행일 2023-02-27 제10면
1992년부터 감소세...지난달 인구 14만명대
자구책 마련 노력에도 작년 1월 대비 인구수 1천206명 감소
내년까지 아파트 3천여 세대 준공 예정됐지만 20만 회복엔 부족
남구청사2
대구 남구청사 입구. 남구청 제공

지난달 말 기준 대구 남구의 인구는 14만1천547명이다. 1992년엔 25만 명이 넘었지만,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 2019년 15만 명 선이 무너졌다. 정부는 2021년 남구를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했다.

1980년부터 1990년대 초반 대구를 대표하는 부촌으로 꼽혔던 남구가 인구 소멸에 허덕이고 있다. 그 시절 앞산 아래 2층 양옥집은 부유층의 상징이었고 대구에서 돈푼깨나 있다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곳으로 몰렸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 200만 호 개발' 바람을 타고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문화로 떠오르면서 2층 양옥집은 된서리를 맞게 된다. 앞산 아래 터를 잡았던 부자들은 당시만 해도 신흥 개발지인 수성구로 아파트를 찾아 옮겨가면서 남구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동안 남구는 인구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하다. 남구는 MZ세대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명품남구 혁신 TF'를 구성하고 구정발전을 위한 자율 연구 추진했으며, 앞산 문화·관광 일자리 플랫폼 구축 외 6개 사업에 대해 지방소멸 대응기금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또 청년 인구 유출 방지를 위한 △창업청년 사업패키지 △사회적기업 청년고용 창출 지원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구 유입책이 지지부진하면서 실질적 성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남구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총 3천339세대 아파트 준공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당장은 과거의 명성으로 돌아가기엔 턱 없이 부족하지만 아파트 준공 이후 실제 입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변 시가지 경관 개선 등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구청 차원에서 인적자원·생활인구 활성화 방안을 담은 '명품이웃 36.5℃' 프로젝트를 인구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남구 내 문화생산·창업활동 등에 강점이 있는 주민들을 선발해 생활(관계) 인구를 늘리는 사업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지역의 명품 이웃을 찾아내고 소개해 생활 인구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지역 내 부동산 개발이나 공공시설 건립 등 상황에 맞게 다변화한 인구 유입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황지경기자 jghw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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