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TK 당심 향배는 누구에게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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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8  |  수정 2023-02-27 18:31  |  발행일 2023-02-28 제5면
28일 대구 엑스코서 TK 합동연설회

'윤석열 정부 힘 실어주기' 흐름 관건

"TK 국회의원 존재감 없다" 비판
국민의힘 전당대회 TK 당심 향배는 누구에게
국민의힘 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텃밭' 대구경북의 당심(黨心)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사실상 당권 주자들의 승부처이다.


TK 당원들의 표심이 전당대회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대는 '책임당원 투표 100%'로 진행된다. TK 책임당원 선거인단 비율은 21.03%. 서울, 경기, 인천을 합친 수도권 선거인단 비율인 37.79%보다 적지만, 표 응집력이 강하고 적극 투표층이 두텁다.


당권 주자들로선 TK 당심 구애에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유력 주자인 김기현 후보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마무리한다는 각오로 TK 당심 끌어안기에 나설 태세다. 김 후보는 TK합동연설회에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에서 호감도가 높은 나 전 의원을 통해 표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 때리기'로 TK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안 후보는 27일 소셜미디어에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면 능력·품격·헌신·도덕성이 있어야 한다. 야당 공격에 쉽게 무너지는 흠결이 있으면 안 된다"며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또 "김 후보는 대통령 마음에 드는 대표가 목표다. 그런 관리형 대표가 되려면 총선 승리 후에 맡는 게 옳다"고 했다.


TK 상당수 당원들은 김 후보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어대현'(어차피 당 대표는 김기현)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TK 당원들은 "김 후보가 TK에서 60~70%대 표심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윤석열 정부 힘 실어주기'를 말한다. 40대 당원 A씨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게 곧 TK 발전으로도 이어진다고 본다"며 "김 후보를 원내대표 시절부터 지켜봤는데 무난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기초의원은 "의원끼리 전대 관련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지만, 김 후보를 뽑는 게 윤 정부 돕는 일에 나을 거란 기류가 형성돼 있기는 하다. 대통령과 당 대표가 (성향이) 서로 다를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경험했고, TK는 특히 그런 아픔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벌어졌던 공천 전쟁, 옥새 파동과 대통령 탄핵, 분당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TK에서 안 후보는 김 후보보다 윤 대통령과 멀고 전통적 당원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도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여론이 실제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될 지는 알 수 없다. 당원 표심은 통일되지 않고 다양하게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는 원래 국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당원들이 많지만, 예전보다 시도당에 2030 당원 비율이 늘어나기도 했다"며 "당원들이 한 당에 소속돼 있어도 생각은 각양각색이다. 당원의 폭은 생각보다도 더 넓다"고 말했다.


50대 당원 C씨는 "60~70대는 천 후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의 사례로 봤을 때 키워주면 골치 아프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천 후보는 우리 당에 꼭 필요한 인물이고, 젊은 세대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에 대해선 "중도 성향의 당원들은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TK에서 윤 정부가 잘 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윤핵관'의 독선·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반감갖는 이들이 적잖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에서 TK국회의원들의 공천과 관련된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생존을 위해 김 후보에 줄을 설 것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50대 당원 D씨는 "지역에서 대세인 김 후보를 대놓고 거스를 간 큰 국회의원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역 국회의원들의 경우 존재감이 없다. 어느 후보가 당 대표가 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며 "TK도 변화된 보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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