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황반변성…사물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어둡게 보이면 의심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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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8 07:29  |  수정 2023-02-28 07:31  |  발행일 2023-02-28 제17면
나이 많을수록 발생률↑…격자검사법으로 자가진단
유형 따라 치료법 달라져…습성황반변성은 안구주사
균형 잡힌 식단·루테인 등 눈 영양제 복용으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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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 속에는 '망막'이란 기관이 있다. 망막은 외부 빛 자극을 인지하고 시각 정보를 생성해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때 망막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해당하는 곳을 황반이라고 한다. 황반은 빛의 초점이 맺히는 곳이다. 시각세포들이 밀집돼 있어 시력의 중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황반에는 노년성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황반변성이란 주로 50대 이상에서 황반이 병적으로 퇴행하는 질환으로 시력이 저하되며 심하면 실명까지 이르게 되는 병이다.

◆젊은 층도 증상 나타나

황반의 변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이라는 용어는 대개 연령 관련 황반변성, 즉 망막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변성을 말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황반에 변성이 오는 질환을 통틀어 지칭하기도 한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 이외 원인을 살펴보자면 유전적인 원인으로 변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스타가르트병을 들 수 있다. 이 질환은 ABCA4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10대에 황반의 기능 이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는 연령 관련 황반변성과는 달리 유전적으로 결정된 예정된 시력 장애며 예방할 방법과 치료법이 현재는 없다.

황반에 변성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 질병으로 근시성 황반변성이 있다. 근시성 황반변성은 대개 8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에서 발생한다. 근시는 외부의 이미지가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않고 너무 앞에 초점이 맺히는 경우다. 안구 크기에 비해 굴절력이 너무 크거나 굴절력에 비해 안구 크기가 너무 클 때 발생한다. 마치 풍선을 크게 불면 풍선의 표면이 얇아지는 것과 같이 안구의 크기가 큰 근시 환자들은 안구의 벽이 얇고 약해지기 쉽다. 안구 내부의 망막도 얇아지고 구멍이 생기는 등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황반 부위에 변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변성을 근시성 황반변성이라 부른다.

그러나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노화에 의한 황반변성을 나이와 관련된 황반변성 또는 노인성 황반변성, 노년 황반변성이라 부른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여러 요인에 의해 황반 부위가 소실되고 퇴화해 기능을 잃어버리는 질환이다. 가장 많은 원인은 '고령'이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

◆증상은 안경도수 변화 등

황반변성의 초기 증상은 우선 변형시를 들 수 있다. 변형시는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주로 초기 맥락막 신생혈관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맥락막 신생혈관은 황반 부위의 망막 하에 신생혈관이 발생한 경우다. 망막 밑 혈관의 증식과 이로 인한 출혈은 망막을 구부러지게 만든다. 즉 망막이 볼록하게 솟아오르게 된다. 편평해야 할 망막이 구부러짐으로써 발생하는 시력의 문제가 변형시이다. 두 번째로 중심암점을 들 수 있다. 중심암점은 시력의 중앙부위에 안 보이는 부분이 발생하는 경우다.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거나 전혀 안 보이는 작은 부위가 존재한다. 이런 증상은 다른 눈을 가리고 한 눈씩 검사를 할 경우 발견할 수 있다.

◆안과에서 진단 가능

시력 저하가 발생하였을 때 황반변성을 진단하는 것은 안과에서 가능하다. 안과에 방문하기 전 간단한 자가검사로 격자 검사법이 있다. 바둑판과 같은 격자무늬를 한쪽 눈을 가리고 볼 때 직선의 굽어짐, 암점 등이 관찰된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과에서는 안저검사, 빛간섭단층촬영, 형광안저조영술 등의 검사를 이용해 황반변성의 특징적인 소견을 안과 의사가 확인하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다양한 유형 존재

황반변성을 진단받게 되더라도 그 정도나 유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황반변성의 유형에는 건성황반변성과 습성황반변성이 있다. 흔히 황반변성이 생기면 눈에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는 습성황반변성에만 해당한다. 습성황반변성은 황반에 신생혈관이 생기고 이 혈관에서 삼출물이 새어 나와 황반을 변형시키고 시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병적 신생혈관을 퇴행시키기 위해서는 안구 내 주사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건성황반변성은 노년성 변화의 연장선에 있는데, 황반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인 상태를 의미하며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다. 다만 노폐물이 쌓인 정도나 양상에 따라 습성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위험이 달라지기 때문에 안과의사의 소견에 따라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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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병원 정성용 교수

◆정기적인 진료 받아야

황반변성의 정도나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치료는 필요 없다. 이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경과 관찰을 시행하게 된다. 건성황반변성이 중등도를 넘어서게 되면 추가적인 진행 방지를 위해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치료가 아닌 예방을 위한 약제이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국내외 여러 제약회사가 연구를 진행하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건성황반변성이 습성황반변성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진료는 필요하다.

습성황반변성의 경우에는 신생혈관이 발생하고 이에 의한 이차적인 혈관 누출로 인해 황반의 변성이 초래된다. 이러한 병적신생혈관을 퇴행시키고자 광역학 레이저치료나 안구 주사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과거 습성황반변성은 매우 치료하기 힘든 병이었다. 지금은 안구 주사의 등장 이후 시력의 호전과 유지에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주사 치료를 받아 시력이 호전되었더라도 병이 다 나은 것은 아니다.

◆균형 잡힌 식단 중요

생활 습관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황반변성의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은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이 도움이 된다. 어류에 풍부한 오메가3는 황반변성뿐 아니라 안구건조증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이러한 식단을 충분히 챙기기가 힘들다면 안과 의사가 권장하는 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양제에는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루테인, 제아잔틴, 각종 항산화 비타민, 아연, 구리, 오메가3 등의 성분이 포함돼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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