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 이준석 전 대표 저격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를 매개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날카롭게 대립했다.

홍 시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라고 했고, 이 전 대표는 '꼰대'를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받아쳤다.

이 전 대표가 지난 3일 국회 기자회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엄석대에 빗댔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홍 시장은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나"라며 "탄핵 때 박근혜를 팔아 먹은 사람들은 뭐라고 해야 하나. 무뢰배 전력 있는 사람들은 반성하고 말 조심해야지"라고 이 전 대표를 저격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책 이야기만 썼는데 홍 시장도 엄석대에서 누군가를 연상하셨군요"라며 "그렇다면 누군가가 홍 시장에게서 체육부장을 떠올리는 것도 존중 받아야 될 자유"라고 대응했다. 소설 속 체육부장 강동규는 엄석대의 오른팔로 등장한다. 또 "연습하시죠. 저ㅁㅁ, 순 ㅁㅁ ㅁㅁ에요"라고 비꼬았다. 'ㅁㅁ'는 모두 비속어이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강동규가 엄석대의 악행을 고발하면서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모두 저를 시켰어요"라는 말과 함께 내뱉은 대사다.

홍 시장은 다시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에는 대꾸 안한다"며 "바른당 시절에도 그렇게 욕질만 일삼더니 그 버릇이 또 도졌나 보다. 얄팍한 지식과 잔재주로 하는 정치는 오래 못 간다. 요설 쏟아내는 그 입, 청년 정책 하나 없는 청년 팔이 정치. 내년에 어찌 되나 한 번 보자"고 쏘아붙였다.

이 전 대표도 재차 "먼저 도발하시고 나서 반박하니까 나이 얘기하시는 모습을 뭐라고 해야 하나"라며 "사람들은 그런 행태를 두 글자로 줄여서 생각할 거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말한 두 글자는 '꼰대'로 해석된다. 지난 3일 홍 시장의 '꼰대'에 대한 생각을 비튼 셈이다.

홍 시장은 "꼰대라는 말은 엄한 선생님 또는 엄한 아버지를 속어로 부르는 말에서 유래했지만, 최근 와서는 구태의연한 사고를 부하에게 강요하는 꼰대 갑질이라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며 "전자 의미로 보면 나는 확실히 꼰대 기질이 다분한 상남자다. 그러나 후자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전자의 의미로 사용되는 꼰대가 사라진 지금의 한국사회는 후배들 눈치나 보는 비겁한 선배들이 대부분"이라며 "한국 정치판에도 예의도 없고 질서도 없는 철부지 청년 꼰대들만 설치는 난장판이 돼 가고 있다"고 친이준석계 후보들을 겨냥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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