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일해야 끝까지 해내는 힘 생긴다"

  • 이효설,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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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3  |  수정 2023-03-23 08:00  |  발행일 2023-03-23 제20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한비야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 특강
"하고 싶은 일 하는 꿈 이루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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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가 지난 21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까?"

한비야(65) 국제구호 전문가가 지난 21일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주제로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특강을 진행했다. 23년째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로 세계를 누비는 한비야는 세계지도 이야기부터 꺼냈다. 강연 참석자들에게 보여준 가방 속 지갑, 안경집, 무릎담요엔 어김없이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어릴 적 우리 집에는 대문만 빼고 세계지도로 도배돼 있었다. 현관, 마룻바닥, 공부방, 2층 침대 천장까지. 식탁보에도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어 나는 '엄마, 터키 위에 있는 후추 좀 줘요'라고 말하면서 자랐다"고 했다. 세계지도 한 장이 자신의 꿈을 이끌었음을 설명한 것이다. 부모의 세계지도 교육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부작용'도 낳았다. 그는 "뛰어 봐야 지구 안, 많아야 80억 인구"라며 "나는 한 번도 세상이 넓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를 '지구 집'이라고 불렀다. 옆집에서 쓰레기가 나오면 우리 집도 영향을 받으니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했다.

33세에 직장을 버리고 떠난 오지 여행은 지금의 한비야를 만들었다. 그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밥만 먹으면 살 수 있는 아이들이 3초라는 짧은 순간 하나둘씩 죽어 나가고 있었다. 그는 "면역력 없이 태어난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설사, 모기, 홍역, 기침(기관지염) 등이었다"며 "모두 단돈 1달러를 주고 살 수 있는 백신 등으로 고칠 수 있는 질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6년 후 한국으로 돌아오니 월드비전에서 같이 일해 보자는 연락이 왔다. 적은 월급은 물론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셀 수 없는 전쟁터에서 일을 해야 해서 처음엔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했다. 그때까지는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란 직업을 선택한 게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나는 선동적이며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하고, 말이 빠르다. 국제구호 현장 일에 딱 맞는 성격"이라면서 "특히 말이 남보다 2배속이니까 구호 활동 때 내가 말을 하면 엄청 심각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기부금도 잘 모인다"며 웃음 지었다.

아직도 자신의 직업을 대답할 때마다 가슴이 터져서 죽을 것 같다는 그는 강의 말미에 "지금,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가슴 뛰는 일을 해야만 생기는 힘이 있다. 견디는 힘, 버티는 힘, 끝까지 해내는 힘이 그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용기는 그냥 한 발짝 나가보는 일에서 나온다. 꿈, 꼭 이루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한비야는 1996년 오지 여행 후 출간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전 4권)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9년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NGO 지도자'에 선정됐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에 몸담으며 구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8월에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학 박사를 취득해 현재 출강 중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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