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지역 정치권, 대구시, 경북도 등 은 법안 통과를 위해 한마음으로 뛰었다. 특히 지역 정치권의 활약은 상당했다. 수차례 야당 의원들과 만나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 상임위원들을 설득했고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등 발품을 팔았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 국방위 임병헌 의원, 추경호 기재부 장관 등 다양한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영남일보는 법안 통과 과정까지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법안 통과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의원이라는 평판을 받는 의원들을 추렸다. 주인공은 주호영 전 원내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김상훈·강대식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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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
지난해 8월 TK신공항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기쁨이 남다르다. 법안을 발의한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원내대표를 맡으며, 특별법 통과에 그 누구보다 혼신의 힘을 다했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영남일보와 만나 "지지부진하고 곡절을 겪던 K2 이전 및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이 이제 완전하게 절차를 갖추어 국비 지원 하에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그 과정에서 부칙에 있던 시행 시기를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즉, 특별법 공포 후 행정적 준비 절차로 인해 6개월이 경고한 날부터 (사업)시행하는 것을 4개월로 줄인 것이다. 주 의원은 "시행 시기를 2개월 앞당기면 실제, 신공항 등 최종 완공 시기는 더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TK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 이전이 되겠냐고 생각을 했는데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제가 법을 대표 발의하고 또 정부의 반대를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조율을 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지역의 숙원 사업을 반석 위에 올린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특별법 진행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군 공항 부분에서) 국방부의 국비 지원 반대, 그 다음 광주의 광주 군 공항 특별법과의 연계 등이 힘들었다"고 했다.
남은 과제에 대해선 두 가지를 꼽았다. 주 의원은 "첫째는 시행사를 어떻게 구할 것이냐는 것이다. 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외의 일반 기업들은 오랜 기간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고 본다"며 "그래서 LH가 반드시 이 사업을 주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후적지(K2)를 쾌적하게 개발하는 데 국비를 필요한 만큼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이 같은 남은 과제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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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
◆지역민과의 약속 반드시 지킨다-윤재옥 의원
대구경북(TK)신공항 특별법이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취임 일주일 만에 지역민에게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취임 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해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의 발언을 행동으로 보인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진땀을 흘렸다고 했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검사법'으로 인해 신공항 특별법 논의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달 국회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영호남의 숙원사업을 여야의 대립으로 방치해서는 않된다는데, 뜻을 함께했다. 그는 "50억 클럽 특검법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을 국회가 언제까지 뒤로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법사위 위원들을 찾아가 설득했다. TK신공항 특별법 하나만이라도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 위원들이 처음에는 완곡하게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양당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한 분 한 분 설득했고, 결국 해당 건에 대해서만이라도 원 포인트로 처리하는 걸로 했다"며 "대구·경북민이 간절함을 갖고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 왔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지 않나. 저를 원내대표로 만들어주셨는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김도읍 법사위원장(국민의힘)과 정점식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는 "특정 법안 하나만을 위해 법사위를 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원내대표의 요청을 깊은 고심 끝에 수용해준 김도읍 법사위원장과 정점식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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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상훈 의원 |
◆통과시킬 수 있는 법안을 만들자-김상훈 의원
김상훈(대구 서구)의원은 조용하게 움직였다. 누구보다 국토위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던 탓에 TK신공항 특별법은 당초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김 의원이 상임위를 옮기면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법안을 발의했다.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초의 법안은 본회의에서 통과가 어려웠다는 것이 공통된 관점이다. 대구·경북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점은 이해하지만, 법안 통과는 지역의 바람과 희망으로 통과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법안은 중앙에서 봤을 때 한마디로 '욕심이 가득한 법안'이었다.
법안이 관련 소위를 거쳐 상임위, 법사위 그리고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이 정부 부처와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법안의 타당성이란 점을 알고 있던 김 의원은 법안의 '욕심'을 도려냈다. 지난 2021년 국토위에서 가덕도 특별법을 통과 시키며 정부 부처를 설득시키기 위해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토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의원은 협의가 어려운 사안에 대해선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3선 의원인 탓에 쌓은 인맥을 활용, 야당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한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실제 김 의원은 강대식 의원 등과 함께 당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반대가 심했던 민주당 최인호 의원을 직접 찾아 여야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했다. 이때 강 의원과 최 의원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고 이 창구는 국토위 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하기까지 큰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 후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오늘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될 때 통과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며 "오늘 이 결실은 우리 지역 정치권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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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강대식 의원 |
◆"의원님 이제 그만 오셔도 됩니다"-강대식 의원
강대식 의원이 한 야당 의원실에서 들은 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야당 의원실을 찾자 해당 보좌관은 강 의원에 대해 "진짜 TK에서 이 특별법이 통과되면 강 의원에게 감사패라도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실에서 인정할 만큼 강 의원은 매일 발로 뛰었다. 김기현 대표의 신임을 얻어 당 지도부에 입성했지만, 강 의원에게는 특별법 통과가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실제 강 의원의 일과는 특별법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것 부터 시작했다.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관계 부처, 기재부장관, 국방부장관 등과 수차례 통화하며 법안의 배경과 필요성 등을 설명하며 부처 간 합의를 부탁했다.
특히 소위 통과를 앞두고 기재부와 국방부 간 이견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을 때 강 의원은 수차례 장·차관가 통화하며 두 핵심 부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실제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수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강 의원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
강 의원은 저녁에 관련 상임위 야당 의원들을 찾아다녔다. 식사를 함께하며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쟁점 사안에 대해 지역 입장을 설명하며 야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강 의원이 "아침 사우나까지 야당 위원들을 따라다녔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
이후 국토위 전체회의를 특별법이 통과하자 언론 인터뷰 전 강 의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하기까지 과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법안이 통과하자 강 의원은 "특별법이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을 감사를 드린다"며 "특별법 통과로 대구경북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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