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피기…나를 괴롭힌 학폭 가해자가 납치되는 모습을 목격한다면?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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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1  |  수정 2023-04-21 08:17  |  발행일 2023-04-21 제39면

[금주의 영화] 피기…나를 괴롭힌 학폭 가해자가 납치되는 모습을 목격한다면?

영화평론가, 일반인이 선정한 로튼토마토 지수에서 신선도 92%로 호평받은 스페인의 웰메이드 스릴러. 과체중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사라가 우연히 납치현장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뭉뜬리턴즈' '텐트 밖은 유럽'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다양한 예능 콘텐츠를 통해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또 하나의 스페인 관련 콘텐츠로 주목받는다.

영화 '피기'는 참신한 주제와 내용의 작품들이 주로 소개되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됐다. 300개 이상의 단편영화제에 초청돼 90개 이상의 상을 받은 동명의 단편 원작을 장편으로 만들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학폭'을 소재로 했다.

사라는 자신을 '돼지'라고 부르며 괴롭히는 친구들이 눈앞에서 낯선 남자에게 납치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이 일로 조용하던 시골마을은 발칵 뒤집힌다. 실종사건의 피해자들은 학폭 가해자로, 수영복 차림의 사라를 비웃고 괴롭혔던 이들이다. 복잡한 심경에 빠진 사라는 신고를 하지 않고, 수영장에 갔던 사실마저 숨긴다. '이제부터 시작이야'라는 의미심장한 영화의 카피는 유일한 목격자인 사라가 보여줄 반격을 예고하는 듯하다.

영화는 스페인의 메세타 고원지대에 위치한 엑스트레마두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촬영되었다. 감독인 카를로타 페레다가 실제 성장했던 곳으로 작은 시골 마을 특유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다만 외부와 단절되고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는 영화 속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핑크색 바탕에 피가 뚝뚝 흐르는 포스터는 섬뜩한 인상을 남긴다. 1.33대 1이라는 독특한 화면 비율, 감각적 영상과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연출적 힘 그리고 긴장감 가득한 음향효과까지 더해져 평단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다크 코미디와 생동감 넘치는 서스펜스의 절묘한 조합' '하나 이상의 장르가 혼합된 강렬한 스릴러' '몸무게로 놀림당한 십대의 짜릿한 복수극' 등의 리뷰가 있다. (리벤지 스릴러, 15세 이상 관람가)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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