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을 울린 제주 소년작가의 '엄마의 마음'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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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1 08:37  |  수정 2023-04-21 08:33  |  발행일 2023-04-21 제20면
시각장애인 아들 보는 어머니 그림
장애인부모회 사무실 입구에 전시
따듯한 위로와 용기 메시지 전해

전이수
천재 동화작가 전이수군의 어머니 김나윤씨가 김재욱(오른쪽) 칠곡군수에게 아들의 작품을 전달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제주 출신 천재 동화작가 전이수(15)군이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맞아 장애인 자녀를 둔 경북 칠곡 부모들에게 '그림'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군의 어머니 김나윤(47)씨는 최근 김재욱 칠곡군수에게 전군의 작품 '엄마의 마음'을 전달했다. 그림에는 먼발치에서 시각장애인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표현됐다. 전군의 독특한 감성과 터치로 인해 슬프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림과 함께 전달된 '엄마의 마음'이란 글에는 전군이 이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가 드러나 있다.

'제 셋째 동생 유정이가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언제 한번 엄마가 유정이 학교 데려다 줄 때 따라간 적이 있는데, 어떤 엄마가 형을 학교에 들여보내면서 한참을 뒤에서 지켜보더라고요. 그때 그 광경을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났어요. 학교가 아니라, 그 길이 앞으로 그 형아가 혼자 걸어가야 할 인생길이라고 생각했을 때, 뒤에서 보내는 엄마의 마음에는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눈물이에요. 그 엄마의 마음을 그림에 담고 싶었어요.'(- 전이수 '엄마의 마음'에서 -)

15세 소년의 이 같은 감성과 통찰력, 그리고 공감력은 그가 왜 '천재 동화작가'로 불리는지 증명하는 듯하다.

어머니 김씨는 "칠곡할매글꼴 제주도 특별기획전을 계기로 칠곡군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그림을) 좋은 일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전군이 쓴 에세이집을 통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접하고 '엄마의 마음'을 장애인부모회(칠곡군 약목면)에 전달했다. 이 작품은 장애인부모회 사무실 입구에 전시돼 이곳을 찾는 부모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예정이다. 김 군수는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것이 장애인 부모님의 소원이라고 알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장애인의 자립과 자활을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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